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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에 나서본 지, 거의 1년 됐어요." 김하늘(21ㆍ코오롱)의 얼굴에 모처럼 밝은 미소가 흘렀다. 이번 시즌 상반기 동안 5위 내에 든 적도 한번 없을 만큼 침체했던 그였다. 지난해 23개 대회에 나와 3승을 포함해 15차례나 톱10에 들었던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여름 휴식기가 끝나자마자 김하늘이 '부활 샷'을 날렸다. 14일 강원 정선의 하이원CC(파72ㆍ6,496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2009하이원리조트컵 SBS채리티 여자오픈 첫날 김하늘은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뽑아내 6언더파 66타로 공동 선두에 올랐다. 6번홀(파5)에서 82야드 남기고 친 56도 웨지 샷을 홀 한뼘 옆에 붙이는 등 어프로치 샷이 예리했고 3번과 9번홀(이상 파4)에서 7m 버디 퍼트를 떨구는 등 퍼팅 감각도 좋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큰 수확은 그 동안 애를 먹이던 드라이버 샷의 불안감을 털어낸 것. 김하늘은 올 들어 '아웃오브바운드(OB) 악몽'에 시달렸다. 대회마다 1개 이상의 OB를 냈고 지난 6월 에쓰오일챔피언스인비테이셔널 1라운드에서는 2개의 OB를 기록한 일도 있다. 김하늘은 "여름 동안 오버스윙을 없애고 다운스윙에서 하체를 단단하게 잡아주는 식으로 스윙을 교정했다"면서 "그 동안 심적으로 힘들었는데 드라이버와 퍼팅 감각이 돌아오면서 좋은 결과가 나와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이날 투어 재개를 기다렸다는 듯 선수들이 '버디 잔치'를 벌이면서 치열한 우승 다툼이 예고됐다. 119명 가운데 언더파 기록자가 47명이나 됐다. 국내파와 해외파의 대결은 국내파의 우세로 시작됐다. 안선주(22)와 이보미((21ㆍ이상 하이마트)가 김하늘과 함께 공동 선두를 달렸고 지난해 2승을 거둔 홍란(23ㆍ먼싱웨어)이 5언더파 공동 4위에 포진하는 등 국내 선수들이 상위권을 장악했다. 13명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소속 선수 중에는 배경은(24)이 공동 4위로 가장 좋았다. 정일미와 강수연, 김영, 박희영 등이 3언더파 공동 12위, US여자오픈 챔피언 지은희는 2언더파 공동 20위에 자리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우승하며 하반기에만 6승을 거뒀던 서희경(23ㆍ하이트)과 서희경에 약 900만원 앞선 상금랭킹 1위 유소연(19ㆍ하이마트)은 공동 12위로 선두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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