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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전향 뒤 다시 의욕이 생겼습니다."
프로 잡는 아마추어로 이름을 알렸던 '루키' 이수민(22·CJ오쇼핑)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첫 승을 신고하기 까지는 5개 대회면 족했다. 아마추어 시절 우승했던 대회를 2년 만에 다시 제패하는 진기록까지 보탰다.
이수민이 28일 전북 군산의 군산CC 리드·레이크 코스(파72·7,144야드)에서 열린 군산CC 오픈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5개로 5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를 적어낸 그는 이지훈(29·12언더파)을 2타 차로 제쳤다.
이수민은 올해 KPGA 투어에 데뷔했지만 이 대회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다. 2013년 아마추어 국가대표 신분으로 출전한 그는 2타 차로 우승했다. 당시 KPGA 투어에서 아마추어 선수의 우승은 7년 만이었고 이수민은 3라운드에서는 10언더파 62타로 KPGA 투어 역대 한국 선수 18홀 최소타 타이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2년 만에 군산CC를 다시 지배한 그는 동일 대회에서 아마추어와 프로 신분으로 모두 우승한 역대 두 번째 선수가 됐다.
앞서 김대섭(34·NH투자증권)이 한국 오픈에서 아마추어(1998·2001년)와 프로(2012년) 자격으로 우승한 사례가 있다. 아마추어는 상금을 받을 수 없는 규정 때문에 2년 전 트로피만 받았던 이수민은 이번에는 1억원의 우승상금도 챙겼다.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대표팀 탈락의 아픔을 겪기도 했던 이수민은 충격을 딛고 올해 기회가 한 번뿐인 신인왕에 도전하고 있다. SK텔레콤 오픈 단독 2위 등 앞선 4개 대회에서 모두 20위 안에 들며 순항해온 그는 마수걸이 우승까지 따내며 신인왕 포인트 2위인 이창우(22·CJ오쇼핑)와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이수민은 "아시안게임에 못 나가면서 갑자기 목표가 없어진 느낌을 받았지만 프로로 전향한 뒤 최근 다시 의욕이 생겼고 더 긴장해서 잘 쳐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선두 이민창(28·CTC바이오)에 1타 뒤진 공동 2위로 출발한 이수민은 전반에 버디 2개를 잡으며 샷 감각을 조율했다. 11번홀(파5)에서 그린 주변 벙커에서 친 세 번째 샷을 홀 3m 옆에 올려 버디를 잡으면서 김건하(23)와 공동 선두를 이뤘다. 15번홀(파4)에서 비슷한 거리의 버디 퍼트를 떨궈 단독 선두가 됐지만 여전히 1~2타 차이로 이민창, 김건하, 김비오 등 6~7명이 몰린 혼전이 이어졌다. 결정적인 버디는 17번홀(파3)에서 나왔다. 5m 가량의 퍼트를 성공시키고 우승을 예감한 듯 두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18번홀(파4)에서 그린을 놓친 그는 1.5m 파 퍼트를 침착하게 집어넣어 마지막 고비를 넘겼다. 2타 차로 먼저 마친 이수민은 남은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본 뒤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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