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환경 악화 요인은 하나둘이 아니다. 전경련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은 내년 경영계획 수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저성장과 저물가의 장기화(36.7%)와 세계경제 회복 지연(27.2%) 등을 지목했다. 경제연구원장들도 고질적인 내수침체와 수출둔화의 고착화를 우려했다. 유로존의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고조되는데다 중국 제조업의 비약적 성장으로 한국 주력업종들의 산업경쟁력이 약화하면서 수출감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체력마저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 올 3·4분기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영업이익은 급감했고 현대중공업은 사상 최대의 적자 속에 노사분규까지 겪고 있다. 국내 기업의 매출영업이익률은 2010년 7.5%에서 올 상반기 4.7%로 뚝 떨어졌다. 수출기업 경기심리는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인상 등 외부 충격이 생기면 기업 10곳 중 3곳이 도산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올 정도다.
기업 체질저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한국 경제의 구조적 위기는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서둘러 정상기업까지 위기로 빠뜨리는 '좀비기업'의 증식을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 그 토대 위에서 의료·관광 등 서비스업 육성을 위한 산업구조조정을 가속화해야 할 것이다. 서두를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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