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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포커스] 중국 금융당국의 이율배반

국내 진출 중국계 은행도 1년 안돼 대표 바꿔<br>현지 잦은 수장교체 문제삼지만 BoC 서울지점 유근씨 9개월 일해<br>일각선 "중국 당국 군기잡기" 분석


중국 금융당국이 국민은행을 비롯해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금융회사들의 잦은 수장 교체를 문제 삼지만 서울에 나와 있는 중국계 은행들도 상황에 따라 3년 안팎마다 대표를 교체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적으로 중국계 은행들이 재직 기간이 좀 길고 한 사람이 10년가량 서울지점 대표를 한 사례도 있지만 중국은행(BoC·Bank of China)은 9개월 만에 대표를 바꾼 적도 있어 중국 측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주장만 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계 은행도 1년도 안돼 교체=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기본자본 기준으로 세계 9위인 BoC는 외환위기 전인 1997년 이후 보통 3년 단위로 서울지점 대표를 교체해왔다.

조기상 전 대표는 1997년 5월부터 2000년 3월까지 2년 10개월을 근무했다. 위에이 전 대표는 2000년 3월부터 2003년 8월까지, 다음 대표인 왕립군씨는 3년 8개월 정도 있었다. 바통을 전해 받은 유근씨는 2007년 4월부터 2008년 1월까지 9개월밖에 일하지 않았다. 1년도 안되는 기간에 대표가 갈렸다. 그 다음인 한위 전 대표는 3년 1개월을 했다. 지금 대표인 황덕씨는 2011년 2월 이후 자리를 지키고 있다. BoC를 보면 서울지점 대표 재임 기간이 짧았던 사례가 있다.

중국공상은행(ICBC)은 최기천 전 대표가 2003년 8월부터 2013년 6월까지 9년 10개월이나 장수했지만 직전 대표인 장가심씨는 3년도 못 채웠다.

중국건설은행은 전 대표인 진채?씨가 2007년 2월 퇴임 후 이표씨가 2007년 7월부터 2013년 9월까지 있었다. 6년 넘게 있었지만 올 9월 중국인 펜강씨로 대표가 바뀌었다.



중국농업은행은 2012년 1월에 설립돼 대표 임기를 따질 정도가 안되고 교통은행도 영업소 수준에 불과하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계 은행들을 보면 특정 한두 명이 오래 대표를 맡았다"고 설명했다.

◇우리도 보통 3년 안팎 수준=중국에 나가 있는 우리나라 은행들의 대표도 3년 안팎 수준에서 수장이 바뀌었다. 전체적인 평균 임기와 최장 근무 사례는 우리가 부족하지만 우리나라에 진출해 있는 중국 은행들과 비교했을 때 크게 뒤처질 정도는 아니다.

하나은행은 1대 최종석 법인장이 1년 9개월 만에 물러났지만 김인환 법인장은 2009년 2월부터 2012년 3월까지 3년 넘게 있었다. 1대 베이징분행장(지점장)은 2008년 취임 이후 1년 6개월 정도 있었지만 2대 지점장은 2009년 7월부터 현재까지 있다. 4년 5개월 정도 되는 셈이다. 우리은행도 김희태 전 중국 법인장이 2008년 4월부터 3년 있었고 최만규 현 법인장은 2011년 4월부터 내리 근무 중이다. 김대식 전 우리은행 베이징분행장은 4년간 일했고 이희운 현 분행장도 2년이 됐다.
신한도 1대 법인장 김해수씨는 2008년 5월부터 3년 1개월간 있었고 1대 베이징분행장은 2년 7개월, 2대 분행장은 3년 5개월째 일하는 중이다. 문제가 되고 있는 국민은행은 초대 중국 법인장이 2012년 11월에나 취임한 신생 법인이다. 최근 법인장 교체 과정에서 잡음이 있지만 베이징분행장이 바로 법인장으로 올라갔다는 점에서 연속성 없는 수준은 아니라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업계에서는 중국 금융당국의 군기 잡기 아니냐는 분석이 있다. 중국은 외국계 금융기관에도 강력한 예대율 규제를 적용하고 있고 현지 법인장이나 점포장은 사실상 중국어로 자격심사를 받아야 한다. 시중은행의 고위 관계자는 "중국 측도 편의에 따라서 이랬다 저랬다 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우리는 처음 개설 시기에 좀 임기가 짧지만 이후로는 안정되는 추세"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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