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세계적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72) 박사가 AI 기술 발전을 인류 생존의 중대한 위협거리로 꼽아 눈길을 끌었다.
호킹 박사는 2일(현지시간) 런던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초기단계의 AI는 매우 유용했지만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생각하는 기계를 창조할 경우 인류 존재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BBC 방송 등이 보도했다. 그는 이어 "'무어의 법칙'에 따르면 컴퓨터는 매 18개월마다 자신의 스피드·메모리 용량이 두 배씩 늘어나는 반면 인간의 생물학적 진화에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즉 AI의 발전속도가 인간의 능력치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고 이는 인류 생존에 중대한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온몸이 마비되는 루게릭병으로 50년 넘게 투병 중인 호킹 박사의 이번 발언은 최근 자신이 업그레이드한 의사소통 장비에 AI 기술이 적용된 사실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휠체어에 탑재된 이 장비는 스마트폰 키보드에 사용되는 것과 유사한 입력 단어 예측기능을 음성장치에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킹 박사는 이번 업그레이드로 인간의 목소리와 유사한 소리로 소통을 할 수 있게 됐음에도 기존의 기계음을 바꾸지 않고 그대로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로봇처럼 부자연스런 목소리가) 이미 내 트레이드마크가 됐다"며 "학생들이 내 음성 같은 컴퓨터 보이스를 원한다"고 말했다.
호킹 박사에 앞서 지난 10월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 또한 한 연설에서 "과학자들은 AI 분야 개척에 매우 조심해야 한다"며 AI 위협론을 주장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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