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가족여행을 떠났다가 세월호 참사를 당한 조군 가족의 합동 영결식이 9일 유족과 지인 등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조군의 형(11)과 어머니(44)의 시신은 각각 4월18일과 22일 발견됐지만 아버지(44)의 시신이 지난 5일 발견됨에 따라 참사 발생 55일째인 이날에서야 열린 영결식은 눈물로 가득찼다.
오전7시께 조군의 아버지와 어머니, 형의 영정 사진이 차례로 영결식장에 들어서자 조군의 외할머니는 "우리 요셉이 어떡해, 아이고 내 새끼들…"이라고 연신 통곡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영결식장에 들어설 때까지만 해도 웃음기를 잃지 않던 조군은 장례예배가 시작되고 곳곳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터져 나오자 주변을 둘러보며 덤덤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장례예배를 이끈 김병수 부천한빛교회 목사는 "세월호 사건은 절대 일어나지 말았어야 하는 일"이라며 "오늘 이 자리는 우리가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자는 다짐을 하고 기도하는 기회"라고 말했다. 이어 "정든 가족이 세상을 떠나는 것은 우리에게 애통한 일이지만 고인들이 영원한 곳으로 간다는 것을 믿는다"며 "우리 모두 이 땅에 홀로 남은 요셉이가 부모와 형이 다하지 못한 보람된 일을 할 수 있도록 기도해달라"고 말하자 영결식장 전체가 또 한 번 흐느꼈다.
예배가 진행되는 내내 덤덤한 표정을 보인 조군은 운구 행렬이 시작되자 가족들이 마지막 길을 떠난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듯 갑자기 영결식장 한쪽 벽면에 꼭 붙어 "가지 않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빈소가 차려진 후 늘 밝은 모습으로 장례식장을 지켰던 조군은 끝내 눈물을 보였다. 운구 행렬에 따라나서지 않겠다고 버티던 조군은 가족들이 한참을 설득한 뒤에야 다른 가족의 품에 안겨 밖으로 나왔다.
장례식장을 떠난 운구 차량은 서울시립승화원으로 향했다. 유족은 조군 가족의 시신을 화장해 납골당에 임시로 안치한 뒤 당국과 협의를 거쳐 안장 장소를 결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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