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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교육사회문화부총리를 신설하기로 한 것은 내각업무를 분장시켜 '책임내각'을 만들고 국정운영의 '효율성'을 높여나가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으로 풀이된다. 세월호 참사에서 여실히 드러난 것처럼 안전 분야만 하더라도 개별 부처들이 업무와 책임을 서로 떠넘기며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인 만큼 이를 계기로 정부조직을 쇄신해 책임성과 효율성을 모두 높이겠다는 것이다. 교육사회문화부총리는 교육부 장관이 겸임하게 된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지난 19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국민들에게 밝힌 정부조직 내용을 불과 8일 만에 수정하기로 함에 따라 '졸속개편'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책임내각 실현=박 대통령은 국정운영의 세심한 부분까지 일일이 지시하는 만기친람(萬機親覽) 스타일을 고수했지만 이번 세월호 사태로 내각에 권한과 책임을 넘겨주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우선 국무총리는 법질서와 공직사회 개혁, 사회안전, 비정상의 정상화 등 국정 어젠다를 전담해 소신을 갖고 국정을 운영하게 된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기존대로 경제장관회의를 통해 경제정책을 총괄 조정하고 국가안보실장은 외교·국방·안보 분야에 대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번에 신설되는 교육부총리는 교육부·문화체육관광부·고용노동부·미래창조과학부·여성가족부·보건복지부 등을 총괄하게 된다. 내각은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2명의 부총리가 보좌하는 삼각형 구도가 되고 각각의 부처업무에 대해 책임을 지게 된다.
유민봉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은 27일 청와대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아 다시 정부조직법을 바꾸게 돼 가슴이 아프다"며 "국정운영에 대한 책임성을 높이고 업무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필요한 조치"라고 말했다.
또 "경제부총리의 경우 담당업무가 경제 분야로 연관성이 높아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교육부총리는 담당하는 부처의 업무성격이 서로 상이해 후속작업을 통해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안전행정부는 '행정자치부'로 명칭을 바꾸고 국무총리실 산하에 신설되는 행정혁신처는 '인사혁신처'로 부르기로 했다.
청와대가 교육부총리를 새로 만든 것은 국무총리의 업무부담을 덜어준다는 의미도 있다. 국무총리 산하에는 안전업무를 총괄하는 국가안전처(장관급)와 정부 인사를 맡게 되는 인사혁신처(차관급)가 새로 생기게 되는 등 국무총리가 모든 업무를 담당하기에는 물리적인 한계가 있으므로 2명의 부총리를 통해 업무를 분담하도록 한 것이다.
◇정부조직 개편 졸속 논란=청와대가 주도한 정부조직 개편방안과 관련해 '졸속' 논란이 일고 있다. 박 대통령은 19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안전행정부의 인사와 조직업무를 신설되는 행정혁신처로 이관할 것이라고 국민들에게 밝혔지만 불과 8일 만에 이를 수정하게 됐다. 유 수석은 "안행부 업무 중 인사 분야만 행정혁신처(인사혁신처)로 넘어가고 정부3.0 등 조직업무는 그대로 안행부에 남는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내용과 배치되는 것으로 당초 청와대가 치밀하고 세밀하게 정부조직 개편을 구상하지 않고 졸속으로 정부조직 방안을 마련했다는 얘기가 된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정부조직법은 장기적인 시각에서 정밀하게 세부방안을 마련해야 하는데 어떻게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밝힌 내용이 며칠 만에 바뀔 수 있느냐"며 "세월호 사태로 청와대와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쌓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정부조직법 혼선은 국민들의 불신을 더욱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청와대는 다음주 정부조직법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인데 정부조직 골격이 크게 바뀌고 인물 쇄신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이 높은 만큼 대폭적인 물갈이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근혜 정부 조직은 출범 15개월 만에 17부3처17청 구조에서 17부5처16청으로 바뀐다. 부총리도 1명에서 2명으로 늘어난다.
청와대와 여권 안팎에서는 안대희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이뤄질 내각 개편은 사실상 '조각(組閣)' 수준의 인적 쇄신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교육사회문화부총리 신설, 안행부의 기능 축소, 해경 해체, 국가안전처와 인사혁신처 신설, 국가안보실장과 국정원장 경질 등 정부조직의 기본틀이 크게 달라지고 기능과 역할도 수정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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