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공군 전투장비를 정비하는 외주 업체가 부품의 위장 수출입, 허위 세금계산서 발급 등의 수법으로 240억여원을 편취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 2010년 4월 링스헬기 추락사고 등을 계기로 지난해 11월부터 실시한 '방산원가 분야 기동점검' 감사에서 외주정비업체 블루니어 등 4개 업체가 이같이 부정을 저질렀다고 30일 밝혔다. 이 회사는 전역한 공군 정비사로 구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 결과 이 회사는 KF-16 등 전투기의 주요 부품인 다운컨버터(주파수 변환기)의 수입 제한을 피하기 위해 다운컨버터의 폐자재를 수출 후 그대로 다시 수입하면서 신품을 수입한 것처럼 꾸며 170억원 상당의 허위 수입신고필증을 받았다. 또 구입하지 않은 부품을 산 것처럼 속여 세금계산서 79억8,000만원어치를 허위로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이렇게 만든 수입신고필증과 세금계산서로 방위사업청과 공군으로부터 정비대금 240억여원을 받아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또한 이 과정에서 공군 기술검사관인 군수사령부 소속 B준위는 블루니어에서 5,000만원을 받은 후 허위 작성된 기술검사서류를 승인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B준위가 허위로 승인해준 덕분에 블루니어가 부당이득 60억4,000만원을 챙겼다고 밝혔다.
블루니어 측은 이렇게 과다 수령한 대금의 일부를 공모자들에게 지급한 후 대표 A씨의 비자금 조성과 아파트 구입 및 부동산 투자ㆍ생활비 등으로 쓴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에서 62억여원은 해외로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방사청장과 공군군수사령관에게 블루니어로부터 가산금 215억여원을 포함한 부당이득 481억2,000만원을 환수하도록 통보했다. 또한 A씨 등 2명을 사기 및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공모자 8명의 수사 참고자료도 제공했다. B준위에 대해서는 공군군수사령관에게 파면을 요구했다.
한편 감사원은 블루니어 외 3개 업체도 공중전투장비의 고도계 등 부품을 허위 정비하는 수법으로 모두 14억여원을 부당하게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