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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공급이 끊긴 채 부동산 경기가 꽁꽁 얼어붙은 지방에서 올 하반기 매머드급 대단지 분양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단지 분양은 수요자들의 이목을 한꺼번에 집중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청약자들의 외면을 받을 경우 지방의 미분양 문제를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도 있다. 1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부산ㆍ대구ㆍ대전 등에서 매머드급 대단지 분양이 잇따를 예정이다. 이 가운데 단지 규모만 3,000~6,000가구에 달하는 초대형 단지의 분양도 예정돼 있어 지방 분양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부산에서는 롯데건설이 화명주공 아파트를 재건축해 이달 말 모델하우스를 열고 분양에 돌입한다. 이 아파트는 35층 48개 동 5,239가구로 웬만한 미니 택지지구급이다. 이중 일반분양 물량도 2,366가구다. 롯데건설은 원래 올해 초 이 아파트를 분양할 예정이었으나 금융위기 여파로 분양일정을 미뤄오다 이번에 분양계획을 확정했다. 롯데건설의 한 관계자는 “물량에 대한 부담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교통여건과 편의시설이 완벽한 초대형 단지인 만큼 부산에 거주하는 실수요자들을 움직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부산 지하철 2호선 수정역과 연결돼 있는 이 아파트는 주변에 롯데마트 화명점, 일신기독병원 등 생활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명덕초ㆍ화명중ㆍ덕천여중 등도 단지와 맞닿아 있어 교육시설도 좋은 편이다. 대구에서는 오는 11월께 포스코건설이 동구 봉무동 봉무단지(이시아폴리스)에서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총 3,583가구의 아파트를 짓는 이 사업은 1차분으로 652가구가 먼저 첫선을 보인다. 대구의 첫 복합신도시로 개발되는 봉무단지는 패션을 테마로 산업단지와 복합상업단지ㆍ주거단지가 한꺼번에 들어선다. 특히 최근 첨단의료복합단지로 선정된 신서지구도 인접해 있어 수요자들의 관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대한주택공사도 9월께 대전 서구 가수원동 도안신도시에서 대단지를 분양할 예정이다. 총 1,056가구로 올 하반기 도안신도시 분양물량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도안신도시는 대전 서구와 유성구 일원에 조성되는 신도시로 산과 천이 연계되는 생태도시로 꾸며진다. 일단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방 매머드급 대단지 아파트들의 분양 성공 여부를 쉽게 점치기는 힘들다는 반응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부산 1만2,685가구, 대구 1만9,257가구, 대전 3,696가구 등 미분양 주택이 여전히 쌓여있는데다 수도권과 달리 지방 수요자들의 투자심리가 아직 얼어붙어 있기 때문이다. 이미영 스피드뱅크 분양팀장은 “결국 가격이 분양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방에서 보기 드문 초대형 단지인 만큼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기는 하겠지만 예전처럼 시세보다 분양가를 크게 높게 책정한다면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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