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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바둑 영웅전] 얼른 살아야 했다

제5보(78∼85)


수읽기가 전광석화처럼 빠르기로 정평이 있는 이세돌이 연거푸 착각을 범하고 있다. 백78이 실로 무모한 수순이었다. 흑79를 당한 현실적 손해가 너무도 컸다. 백78로는 무조건 참고도1의 백1 이하 5로 얼른 살아야 했다. 그것이면 백은 7로 대세점을 차지하는 진행이 예상되는데 이 코스였으면 백이 약간 불리한 대로 계가바둑의 양상이었다. 이세돌이 착각한 것은 흑85를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그가 예상한 그림은 참고도2의 흑1 이하 8까지였다. 그런데 막상 창하오가 실전보의 흑85를 두자 이세돌은 비로소 자기의 수읽기가 잘못된 것을 깨달았다. 사이버오로 해설실에서는 서봉수 9단이 쿡쿡 웃고 있었다. “세돌이가 창하오를 너무 우습게 본 것 같아.”(서봉수 9단) “이세돌이 공항에서 기자들에게 하던 말이 기억나요. 자기의 우승 확률이 7할쯤 될 거라고 말하더라구요.”(박해진 리포터) “과거의 전적은 1승4패로 세돌이가 나빴잖아.”(서봉수) “과거는 과거일 뿐 지금은 예전의 자기가 아니라고 하더군요.”(박해진) 현지인 나고야의 웨스틴 나고야캐슬(호텔이름) 3층의 검토실에서는 중국기원 관계자들이 환한 얼굴로 말하고 있었다. “흐름이 아주 좋아. 이 정도면 창하오가 놓치지 않을 것 같다.” 그들 옆에 이세돌의 형인 이상훈 5단이 눈만 껌벅이며 앉아 있었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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