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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입사지원자들이 보낸 1만2000통 편지


문창기 이디야커피대표


"이디야는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사회의 고민을 세심하게 들어주는 기업이 돼주세요. 사랑과 관심을 지속적으로 고객에게 보내주세요. 그럼 이 사회와 이디야의 따뜻한 성장이 이뤄지고 진정한 국민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고생하는 내부 직원, 가맹점주님들도 변함없이 아껴주세요."

지난 8월 2014년 신입사원 공개채용 최종 면접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신 한 지원자가 필자에게 보낸 손 편지 내용의 일부다.

두 장의 편지지에 예쁜 글씨가 빽빽이 들어차 있었고 문장마다 애정 어린 충고가 배어 있었다.

필자는 편지를 몇 번이나 반복해 읽고 감동했다. 이 편지 속에는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노력하는 청춘의 열정이 들어 있기 때문이었다. 신입사원 공개채용 지원자, 아니 이 시대 젊은이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콧등이 시큰해졌다.

이 편지를 읽고 깨달은 것이 하나 있다. 이 지원자는 비록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 탈락했지만 실패에 대한 비관보다는 어엿하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실패에 좌절 않는 청춘 열정에 감동

자신을 선택해주지 못한 기업에 원망과 한탄으로 가득 찬 감정을 드러내 보이기보다는 '모두가 행복해지기를 빈다'는 희망과 함께 회사가 탄탄하게 자리 잡고 성장하기를 바란다는 격려의 말을 건넸다. 긍정의 힘으로 똘똘 뭉친 그 지원자는 실패와 좌절이 또 다른 도전과 용기를 불러일으키는 성공의 자양분이라는 것을 기업에 일깨워줬다. 반복되는 실패는 분명 개인에게는 물론 기업 경영에도 걸림돌이다. 도전할 때마다 과거의 실패와 좌절을 떠올리기 쉽다. 실패한 자신과 현실을 부정하는 행태도 보인다.

그리고 자신을 인정해주지 않은 대상에 대한 미움과 원망으로 단절의 벽을 높게 쌓기도 한다.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현실을 먼저 인정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그리고 다시 일어나 도전해야 한다. 결국 도전으로 인도하는 힘은 다름 아닌 긍정이다. 그리고 세상을 향한 사랑과 애정이다.

그 지원자는 편지에 입사해서 소비자들이 행복해하고 소통하는 카페 문화를 선도하고 다른 나라와의 문화교류에도 힘을 보태겠다는 당찬 포부도 밝혔다. 필자는 다음에 그 지원자와 만나게 된다면 '당신의 꿈을 함께 이루자'고 말하고 싶다.



신입사원 채용을 마무리한 회사는 지금 시끌벅적하다. 새롭게 맞이한 가족들은 사회단체 및 기관 봉사를 비롯해 조정경기, 자화상 그리기 등 다양한 활동과 경험 등을 통해 신입사원으로서 마음을 다잡으며 연수를 마쳤다.

최근 청년실업의 심각성을 보여주듯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의 입사 경쟁률은 세자릿수를 웃돌기 일쑤다. 필자 회사의 경우도 다르지 않았다. 산더미 같은 지원자들의 서류를 살펴보느라 전형 일정에 차질이 생길 정도였지만 필자는 그들과 1대1 최종면접을 봤다.

그들은 직접 편지를 쓰지는 않았지만 면접에서 자신의 희망과 기업에 대한 애정을 고백했다. 그들의 마음속에는 정성스레 쓴 편지가 들어 있었다. 아니, 신입사원 공개채용에 응시한 지원자들에게 감동 어린 1만2,000통의 편지를 받은 셈이었다.

내가 1만2,000통의 편지에 감동한 것은 '사람'에게 받은 '사랑'이기 때문이다. 필자도 직장생활을 하면서 나보다는 우리라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으며 그 우리라는 것의 중심은 항상 '사람'이었다.

필자의 회사는 사람이 먹는 식품을 판다. 회사를 경영해온 지난 14년 동안 소비자들이 대를 이어서도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믿을 수 있는 상품을 제공해야 한다는 책임감과 소신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 직원들의 복리후생과 근무 환경을 개선하는 것도 '사람'이 일하기 좋은 회사, 즐거운 회사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긍정적 태도로 세상 바라봐야

필자는 신입사원을 채용하면서 '인류애'와 '사람을 대하는 진심'이라는 생각을 1만2,000통의 편지로 다시 떠올릴 수 있었고 이는 미래를 향한 각오를 굳건히 다지는 계기가 됐다. 회사에 용기와 희망을 준 1만2,000명의 젊은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고 싶다.

이 시대 모든 젊은이들의 열정과 희망을 만나는 순간이었다. 우리 젊은이들이 매우 자랑스럽고 값진 교훈을 건네준 그들에게 깊은 존경을 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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