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사진ㆍ53) 의원이 4년여만에 ‘입’ 역할을 내려놓고‘호남예산 지킴이’ 역할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이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지난 2007년 대선 경선에서 패한 이후 최근까지 언론과의 접촉을피하는 동안 그의 의중을 읽거나 지침을 받아 언론과의 통로 역할을 해 왔다. 그는 김문수 경기도지사로부터 정무부지사 제의를 받기도 했으나 이를 거절했을 정도로 박 전 대표에 대한 충성심이 남다르다. 그는 “당시 김지사와 통화하면서‘하나님 제발 제가 거절하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했다”라고 말했다. 그런 이 의원에 대해 박 전 대표는 신뢰를 아끼지 않았고 지난 18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추천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가 오는 19일부터 비대위원장이라는 공식 직함을 갖게 되는 만큼 대변인 역할은 공식창구로 넘기기로 했다. 박 전 대표 뒤에서 조용히 보좌하면서 다음주부터 본격화되는 예산심사에서 ‘호남예산 지킴이’역할을 하겠다는 게 그의 각오다. 이 의원이 ‘호남 예산 지킴이’를 자임하고 나선 것은 박 전 대표가 호남을 챙기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동시에 내년 4월 총선에서 한나라당의 불모지인 광주광역시 서구 을에 다시 도전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17대 총선에서 광주 서을에 출마해 참패했지만 이번 19대 총선에서는 양상이 상당히 다를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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