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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동반 파업] 냉가슴만 앓는 협력업체

"쏘울 교황특수도 물건너 가나"

휴업 시간 만큼 월급도 깎여 추석 앞두고 급여 줄어들 판

노사 25·26일 집중교섭 주목

"현대·기아자동차 직원들은 파업이 끝나도 격려금 등으로 보전이 돼 문제가 없지만 협력업체는 휴업한 만큼 월급이 줄어듭니다. 추석을 앞두고 급여가 늘어나도 시원찮을 판에 되레 줄어들까 걱정입니다."

추석을 코앞에 두고 현대·기아차의 파업이 현실화되면서 부품 협력업체를 비롯한 대리점 등 업계 전반에 걸쳐 후유증을 걱정하는 목소리들이 높아지고 있다. 당장 현대와 기아차는 22일 4시간씩 부분파업으로 모두 3,400여대의 차를 만들지 못해 620억원가량의 생산 차질을 빚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이날 오전과 오후 각각 2시간씩 4시간 부분파업을 벌였다. 공정 특성상 라인 일부만 서도 전체가 멈출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매번 파업에 휘둘리는 완성차 업계의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현대차는 이날 4시간 부분파업으로 2,100여대의 차를 생산하지 못해 400억원가량의 생산손실을 기록했다 기아차도 같은 시간 파업으로 1,300여대 220억원가량의 생산손실이 발생했다. 현대차는 23일 예정된 특근 17시간(오전 8시간, 오후 9시간)도 거부하기로 하면서 생산손실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기아차에 부품을 납품하는 협력업체의 고민은 더 크다. 회사 입장에서는 매출손실로 자금사정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고 직원들도 추석을 앞두고 납품 차질로 잔업과 특근수당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경우 파업 직접영향권에 든 부품 협력업체는 1차 협력업체만 40여개이고 2·3차 협력업체까지 포함하면 540개에 달한다. 이들은 현대·기아차의 재고 최소화를 이해 납품시간은 물론 순서까지 정해 부품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파업은 곧 휴업으로 이어진다. 23일에는 현대차 노조의 특근 거부로 협력업체로서는 원치 않는 휴업을 하게 됐다. 협력업체의 생산손실액은 모기업의 86%가량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아차 광주공장의 1차 협력사 50곳과 2·3차 업체를 포함해 총 250여개의 협력업체도 추석 명절을 앞두고 걱정이 커지고 있다. 아직 파업 초기라 대리점을 비롯한 고객 불편은 당장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주문한 뒤 3~4개월 후에나 인도받을 수 있는 포터(현대)와 봉고(기아) 등은 파업시간만큼 인도 시기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 제네시스 등 인기 차종도 마찬가지다.

특히 쏘울은 교황의 한국 방문 이후 주문량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어서 파업으로 인도기간이 길어지는 등 고객 불편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의 한 관계자는 "교황 방문에 힘입어 쏘울 판매량이 하루 평균 10대가량 늘었다"며 "이런 가운데 노조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 때문에 판매에 차질이 빚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25일과 26일 이틀간 집중교섭을 가질 계획이다. 이 기간에 합의를 이뤄내지 못하면 26일 3차 쟁의대책위원회를 거쳐 이후 파업 규모를 늘려가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기아차는 29일 제16차 본교섭을 가질 예정이지만 본교섭 전 쟁대위를 열고 금속노조 파업 참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금속노조는 교섭에 진전이 없을 경우 27일 4시간에 이어 29일 전면파업에 들어갈 방침이어서 현대·기아차의 파업이 자칫 장기화할 우려도 있다. 노사는 2주 남은 추석을 넘기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쟁점인 '통상임금 확대'를 둘러싸고 노사 간 의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어 결과를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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