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적으로는'이번 인사의 아이콘을 낙마시킬 만한 결정적 흠결은 없다'고 했지만 26일 이후 여권 일각에서는 공공연히 그의 잘못된 대응을 탓하는 소리가 들렸다. 한나라당의 한 인사청문위원은"2007년 이전에는 박 전 회장과 일면식도 없다고 딱 잘랐다가 2006년으로 말을 바꾼 것은 우리도 도와줄 수 없는 답변"이라고 일축했다.
반대여론이 점점 커지자 김 후보자는 27일 밤 임태희 대통령실장을 찾았다. 김 후보자는 이 자리에서 "(내가)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게 이 정부의 성공에 정말 기여하는 것이고 이 정부가 성공해야 대한민국이 성공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사의를 표했다. 김 후보자는 다만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다면 총리직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실수한 것을 제외하고는 나름대로 자신이 있었다"며 아쉬움도 드러냈다고 한다.
임 실장은 다음날인 28일 오전 이명박 대통령에게 김 후보자가 전달한 사퇴의사를 보고했으며 이 대통령은 고민 끝에 이를 수용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29일 오전 임 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사의를 표했으며 이 대통령은 이를 즉각 수용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27일 임 실장과 정진석 정무수석으로부터 김 후보자와 신 후보자, 이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하는 여론과 여당 여론조사를 포함한 당내 기류를 보고 받고 '여론의 흐름을 돌리기 어려울 것 같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 이 대통령이 확대비서관회의에서 "공정한 사회를 위해서는 실천이 가장 중요하다. 청와대가 그 출발점이자 중심이 돼야 한다. 나 자신부터 돌아보겠다"고 말한 것은 김 후보자와 일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예고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의 한 핵심관계자는 "괜히 한 말이 아니다. 다 뜻이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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