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ㆍ도봉ㆍ강북구 아파트의 경매 낙찰가율이 금융위기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노도강'으로 불리는 이 지역들은 지난 2008년 하반기 서울 강북권의 집값 상승세를 이끌었으나 최근에는 부동산 경기 침체의 찬바람을 비켜가지 못하고 있다. 14일 경매정보업체 디지털태인에 따르면 2월부터 6월13일까지 4개월간 노도강 지역의 아파트 낙찰가율은 84.38%로 금융위기 기간(2008년 9월16일~2009년 1월31일)의 낙찰가율(82.51%)보다 1.87%포인트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같은 기간 서울 전체(82.79%) 아파트 낙찰가율은 금융위기 때보다 9.61%포인트 높았다. 강북권 아파트 경매시장이 다른 지역에 비해 빠르게 위축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2월 86.46%였던 노도강 지역의 아파트 낙찰가율은 5월에 접어들며 79.7%까지 하락했다. 강북권 아파트 낙찰가율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는 이유는 이들 지역에서 길음ㆍ미아뉴타운 등 대규모 입주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매물 폭탄'의 영향으로 인근 집값이 떨어지면서 낙찰가율도 동반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7일 북부지법에서 입찰된 노원구 중계동 무지개아파트 49㎡형(이하 전용)의 경우 감정가의 73% 수준인 1억9,189만원에 낙찰됐고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 114㎡형 역시 감정가의 81%선인 3억6,5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이정민 디지털태인 팀장은 "금융위기 때에는 고가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이 떨어졌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중소형 아파트가 몰린 강북권에서도 집값 내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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