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이번 재판에서 자신들이 내야 할 손해배상액으로 5,270만 달러를 주장했지만 배심원들은 애플이 주장한 3억7,978만 달러 쪽에 더 가까운 배상액을 산정했다.
지난해 열린 첫 재판 배심원단은 삼성전자의 애플 특허 침해를 인정하면서 손해배상액을 10억5,000만 달러로 책정했다.
그러나 재판장인 루시 고 판사는 지난 3월 판결문에서 배심원단이 갤럭시 프리베일 등 일부 제품의 배상액을 잘못 계산했다고 지적하면서 일부 제품에 대한 손해배상액은 추가 재판을 열어 산정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번 재산정 재판에서 평결이 나온 배상액과 지난 3월 판결로 확정된 배상액을 합하면 삼성전자의 배상액은 9억3,000만 달러(약 9,900억원)이 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배상액은 지난해 평결보다 1억2,000만 달러 줄어들었다. 백분율로는 약 12%가량 줄어드는 데 그쳤다.
삼성전자의 지난 3분기 IM(IT모바일) 부문 영업이익이 6조7,000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손해배상액이 최종적으로 확정되더라도 삼성전자에 치명적인 타격은 되지않는다.
하지만 이 금액을 삼성전자가 애플 제품을 베낀 데 대한 대가라고 본다면 삼성전자의 이미지에는 적지 않는 타격이 될 전망이다.
소비자들을 포함한 일반의 시각에서는 100만원짜리 스마트폰을 100만대 팔아야 나올 수 있는, 말 그대로 ‘천문학적인 액수’이기 때문이다.
애플이 이 재판 결과가 나오자마자 “애플에게 있어서 이번 소송은 특허나 돈의 문제가 아니라 혁신과, 사람들이 사랑하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의 문제였다”며 “이러한 가치에 가격표를 붙이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우리는 배심원단이 ‘베끼는 데는 돈이 든다’는 사실을 삼성에 보여준 데 대해 감사한다”고 언급한 것도 이런 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삼성전자는 애플 제품을 베끼면서 스마트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는 꼬리표를 달게 된 셈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재판 결과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휴대전화와 스마트폰 분야 모두에서 ‘쌍끌이’ 세계 1위를 몇 분기째 유지하고 있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의 판매량은 애플보다 ‘한수 위’다.
이들 제품 상당수가 현재는 판매하지 않거나 판매량이 미미한 구형 제품이며 최신 제품에는 애플의 특허를 우회한 새로운 기술이나 디자인을 적용했다는 점도 삼성전자에 유리한 부분이다.
/디지털미디어부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