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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불신 자초하는 농식품부

"글쎄요, 미국 상황은 잘 모르겠는데요. 농무관이 있기는 한데 별다른 보고가 없습니다."

광우병 발생 후 판매중단 등 미국 내 상황을 묻자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가 기자에게 건넨 말이다.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답변창구가 (다른 곳으로)일원화돼 있다"는 말도 했다. 해외 동향을 담당하는 이였지만 광우병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다는 투였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농식품부의 다른 국가들의 대처현황 파악수준은 한참 떨어진다. 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기자들에게 브리핑을 했다가 이를 정정하고 이집트와 과테말라 등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

정부가 스스로 입장을 번복하는 것이다.

지난달 말 있었던 공식 브리핑에서도 이런 일이 있었다. 당시 정부가 초청한 이영순 서울대 교수는 "정형 광우병은 없어졌다"고 했다. 정형 광우병이란 육골사료를 먹고 걸리는 것이다. 그런데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국제수역사무국(OIE)의 광우병 통계를 보면 지난해 발생한 29건 가운데 비정형은 3건이었고 26건은 정형 광우병이었다.



정부의 공식브리핑에서 잘못된 정보를 전달한 셈이다.

비정형 광우병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농식품부는 "전염성도 없고 위험성도 거의 없다"고 했다. 그러나 보도자료에서는 또 달랐다. 지난달 29일 내놓은 자료를 보면 '비정형 광우병 중 L형은 소 프리온에서 민감한 쥐에서 정형 광우병보다 감염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가 있다'고 했다. 이 정도면 오락가락 행정이라고 할 만하다.

물론 광우병을 대처하기 위해 농식품부 공무원들이 정신 없이 일한다는 것은 이해한다. 하지만 정부의 발표는 한번 잘못 나가면 이를 주워담기가 힘들다. 실수였다고 넘어갈 수가 없다는 얘기다.

정부가 일부 시민단체 등에 계속 공격의 빌미를 주는 것은 바로 이 같은 아마추어리즘 때문이다. 정부의 이 같은 행동을 눈감고 넘어가 줄만한 국민들은 한 명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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