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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두 신화' 환상에 젖은 중국 IT업계
입력2006-02-21 10:45:36
수정
2006.02.21 10:45:36
중국의 인터넷 검색엔진 바이두(百度)의 미국나스닥 상장으로 중국 정보통신(IT) 업계가 '바이두 신화'의 환상에 젖어있다.
홍콩 시사주간지 아주주간(亞洲週刊) 최신호는 21일 중국 대부분의 IT기업들이상장 초반 엄청난 주가상승률을 보인 바이두(www.baidu.com)를 본보기로 삼아 너도나도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중국 토종 바이두가 세계 굴지의 구글을 제치고 중국 시장을 질주하고 있다는 점을 내세우며 중국 IT업계에선 민족주의 감정까지 높아지고 있다.
바이두는 지난해 8월5일 나스닥 상장 첫날 주가가 122.54달러로 공모가(27달러)의 4.5배로 오르면서 미국 증시사상 상장 당일 가장 주가가 많이 오른 10대 기업의하나가 됐다.
블로그 네트워크인 보커(博客)의 팡싱둥(方興東) 회장은 당시 "바이두는 미국의창조적 개척정신을 대표해온 구글에 유일하게 패배를 안긴 회사가 됐다"고 말했다.
바이두 창업자인 리옌훙(李彦宏) 회장도 작년 12월 "스스로 교만함을 느꼈다"고 실토하기도 했다.
그러나 바이두가 진정 구글에게 승리했는지는 아직 의문이다.
중국의 인터넷 시장 환경이 구글 등 외국 인터넷기업에 극히 불리한 상황에서 바이두의 승리를 단언하기는 이르다는 것이다.
이미 이달초 바이두의 주가는 46달러로 상장 첫날의 3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동안 구글을 통한 검색은 당국의 차단 조치와 봉쇄로 화면이 중단되기 일쑤고속도도 한참 떨어져 인터넷 사용자들이 자연스럽게 바이두로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국제사회는 야후, MSN, 구글이 중국 정부와 인터넷 검열조치를 수용한 것에 대해 비난하고 있지만 사실 이런 인터넷 환경하에서 이들 미국 인터넷기업은 중국 정부와 타협하지 않을 수 없었다.
굳이 바이두의 성공 요인을 찾는다면 바이두 검색량의 29%를 차지하는 MP3 검색과 지난해 TV 쇼프로그램 차오지뉘성(超級女聲. 슈퍼 보이스 걸)과 함께 선풍적 인기를 끈 커뮤니티 코너(貼파<口+巴>)지만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바이두는 지난해 9월 EMI를 대리하고 있는 상하이 부성(步升)음악문화방송에 저작권 소송에서 패배한 직후 지금까지 소니 등 7대 레코드 기업들과 소송을 진행중이다.
바이두측이 불법 다운로드를 하는 게 아니라 음악검색 서비스만 할 뿐이라고 변명하고 있지만 이미 미국에서 같은 논리를 내세웠던 냅스터, 그록스터, 윈MX 등이모두 소송에서 패했다.
지난해 10월 인터넷 포럼 및 백과사전 사이트인 위키피디어에 대한 중국 당국의접속 차단조치로 어부지리를 얻었던 커뮤니티 코너도 현재 중국 인터넷 사이트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특히 지난달 24일 구글이 중국 정부와 검색결과의 사전 검열에 합의하고 중국시장에 본격 진입함에 따라 가장 긴장하고 있는 곳은 역시 바이두다.
미국의 인터넷 평가기구인 키노트 시스템이 지난달 중국의 검색엔진 사용도를조사한 결과 구글은 음악 검색을 제외한 일반 용어, 뉴스, 도서 등 나머지 검색 부문에서 모두 바이두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결과에서 중국 인터넷 사용자들은 간단한 설계와 명쾌한 검색결과, 과장하지 않은 광고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검색내용이 장황한 나열식인 중국의검색엔진은 현재의 경영방침을 재고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주주간은 최근 중국 IT 업계에 나돌고 있는 '바이두 신화'는 스스로를 기만하고 남도 속인 결과라며 민족주의적 분위기에 현혹돼 서로 격려하고 고취하는 것만이능사는 아니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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