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이봉화(52) 재무국장은 24일 일본 도시샤 대학에서 `노인 장기요양 보호제도에 관한 한국형 모델의 개발 연구'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는다. 2001년 서울시립대학에서 한국과 일본의 여성정책을 비교한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니, 남들이 하나 받기도 힘든 박사학위를 두 개씩이나, 그것도 두 나라에서 받는 셈이다. 충주여고를 수석으로 졸업했지만 가난 때문에 대학 진학을 포기한 이 국장은 지난 73년 서울시에 들어온 후 주경야독의 길을 걸었다. 83년 한국외대 일본어과 졸업, 91년 서울시립대 도시행정대학원 졸업, 2001년 서울시립대 행정학 박사학위 취득에 이르기까지. 99년에는 서울시 여성공무원 중 처음으로 해외유학 길에 올라 일본 도시샤대 사회복지학과 박사과정을 3년만에 수료했고, 이번에 논문 작성을 마쳐 박사학위를 받게 됐다. 서울시에서 32년간 재직한 이 국장에게는 항상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어다녔다. 정보화담당관, 인사과장, 복지건강국장, 재무국장 등 오랫동안 여성들에게 벽을 쌓았던 요직들이 그에게 처음 문을 열었고, 이 국장은 기대에 부응하듯 굵직굵직한 업무들을 대과없이 해냈다. 특히 복지건강국장 재임 중에는 전국 최초로 `실버취업박람회'를 개최하고 `건강도시'의 개념을 도입해 복지정책의 수준을 한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노인ㆍ여성ㆍ복지 관련 분야에서 오랜 기간 쌓은 경험을 살려 이 국장은 이번 박사학위 논문에서 새로운 노인복지 모델을 제시했다. 사회보험 방식을 기본으로 하면서 지방자치단체의 주도적인 운영하에 민간보험을 연계시켜, 사회보험 재정 고갈을 보완하고 지역자원의 적극적인 활용을 도모하는 방식. 이 국장은 "오랜 실무 경험과 함께 이론적 토대를 갖춘다면 공무원의 행정능력은 훨씬 높아질 것"이라며 "앞으로도 현장 경험을 살린 현실성 있는 복지정책 이론을 계속 제시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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