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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S&P·무디스 못 믿어" 독자 신용평가사 만든다

우크라사태로 러 경제제재 받자 '서방 의존도 낮추기' 행보 가속

브릭스 차원으로 확대도 추진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등 서구의 신용평가기관에 대항할 새로운 기관을 공동 설립하기로 했다.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을 방문하고 있는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이 베이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설립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독립 신용평가기관에 대해 "우선은 아시아 투자가들을 겨냥해 러·중 투자 프로젝트에 대한 평가를 실시할 예정이지만 추후에는 다른 국가들의 투자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만큼의 수준으로 올라설 것"이라며 "평가도구와 기준은 기존 신용평가사와 동일하지만 비정치적인 기관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설립시기 등 세부사항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FT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신용평가사인 다공과 러시아 국영기관이 참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양국은 다음달 브라질에서 열리는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회의에서 이 같은 계획에 대한 각국의 지지를 얻고 브릭스 차원의 프로젝트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FT는 덧붙였다. 신흥국 세력을 대표하는 브릭스 국가들은 S&P와 무디스·피치 등 서구권 신용평가사들이 선진국의 이해관계에 치중하느라 개발도상국 경제를 공정하게 평가하지 못한다며 자체적인 신용평가기관 설립계획을 오랜 시간 논의해왔다.



FT에 따르면 이번에 양국이 독립 신용평가기관 설립에 합의한 데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한 서구의 대러 경제제재가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모스크바 소재 컨설팅 업체인 매크로어드바이저리의 크리스 위퍼는 "서구의 대러 경제제재 이후 서방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러시아의 행보에 가속도가 붙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러시아는 병합 후인 지난 4월 S&P가 러시아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강등한 것에 대해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항변했다. 'BBB-'는 투자 적격 가운데 가장 낮은 등급이다. S&P는 이후 러시아 국영 에너지·운송 업체 6곳의 신용등급도 줄줄이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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