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한국 화학산업의 중심지입니다. 그러나 덩치만 컸지 실속이 적은 기존 산업구조로는 울산의 밝은 미래를 약속할 수 없습니다. 산업 구조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미죠." (재)울산산업진흥테크노파크 정밀화학사업단 남두현(54ㆍ사진) 단장은 울산 화학산업의 밝은 내일을 위해 뛰어야 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울산의 석유화학산업에 대해 그는 한 마디로 "오늘은 맑지만 내일은 흐림"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울산 화학산업의 수출비중은 국내 전체 화학산업의 절반수준인 47%, 생산 비중은 28%로 단연 국내 최고다. 하지만 문제는 양적으로 산업의 중심이 되고 있지만 고부가가치 산업화되지 못하면서 미래경쟁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때문에 남 단장은 "울산 화학 산업은 '첨단 녹색 화학 산업'으로 구조변화가 필요하다"며 "이 같은 변화를 위해 '장인정신'을 가진 고급인력의 확보가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고급인력·연구기관 유치 핵심역량 집중
3M·듀폰같은 회사 5곳 정도 키우고파 그가 울산정밀화학센터 수장으로서 울산의 생산기반 일색의 산업구조를 연구개발(R&D) 기능이 어우러진 지식기반으로 탈바꿈 시키기 위해 센터 역할을 총결집 하겠다고 밝히는 이유도 바로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 남 단장은 "국내외의 첨단화학산업체나 연구기관을 울산에 유치해 전국의 화학관련 핵심역량을 집중시킬 것"이라면서 "현재 센터가 중소정밀화학산업체들의 마케팅, 기술개발, 신제품생산 등의 지원에 전력을 쏟고 있는 것도 바로 산업구조 변화를 끌어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목표는 성과로 드러나고 있다. 최근 정밀화학분야의 세계적인 기업 벨기에 솔베이그룹이 울산에 연구시험센터를 개설하고 울산정밀화학사업단과 공동개발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남 단장은 "솔베이그룹이 울산에 연구개발센터를 만든 것은 시장 가능성을 밝게 본 때문"이라며 "이 성과를 토대로 향후 연구 개발된 상품을 생산하는 공장, 즉 외국투자 유치까지 이끌어 내는 게 최종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의 요즘 최대 고민은 산업구조 전환에 기업의 참여를 어떻게 이끌어 낼 것인가 하는 문제다. 최근 동종 기업간 클러스터 형성 유도를 위해 기업 분류에 열을 쏟고 있는 것도 기업 참여를 위한 방편 중 하나이다. 남 단장은 "세계 최고의 첨단 소재를 만드는 기술력 있는 화학회사를 울산에 다섯 곳 정도 만들어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는 게 가장 큰 바람"이라며 "앞으로 울산에도 3M, 듀폰과 같은 화학회사가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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