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피싱 사기범들은 계좌가 유출됐다고 속여 계좌 이체를 시키는 사기수법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설을 앞둔 요즘에는 우체국 보이스 피싱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정사업본부는 19일 발표한 `2010년 보이스 피싱 피해 예방 활동 현황'에 따르면 보이스 피싱 사기유형은 계좌가 유출됐다고 속이는 것이 154건으로 가장 많았다. 개인정보 유출이 68건, 전화요금 미납 18건, 납치가장 14건, 기타가 17건이었다. 우본 관계자는 "계좌유출은 사기범이 전화를 걸어 계좌가 유출됐으니 안전한 계좌로 옮겨야 한다고 속이고 대포통장으로 이체시켜 돈을 빼가는 수법"이라며 "주로 자동화기기(ATM)를 이용해 불러주는 계좌로 이체하라고 하거나 폰뱅킹이나 인터넷뱅킹에 가입하도록 하면서 비밀번호를 빼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납치를 가장하는 수법은 전화로 가짜 아들의 목소리를 들려주기도 하는데 당황한 부모들은 이를 눈치 채지 못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사기범들이 사칭한 기관은 경찰이 108건으로 가장 많았고 검찰이 39건, 금감원 20건, 우체국이 8건이었다. 이밖에 국세청, 은행, 카드회사, 대출회사, 전화국 등을 사칭한 것이 총 78건이었다. 설을 앞두고 우체국 보이스 피싱이 크게 늘고 있다. 우본에 따르면 지난달 우체국에 접수된 보이스 피싱 신고건수가 3,300건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11월까지 신고건수가 월 2,500~2,900건에 머물렀던 것에 비하면 10% 이상 증가한 셈이다. 보이스 피싱 사기범들이 선물이 많이 오가는 설을 앞두고 ‘소포 우편물이 반송됐다’고 접근한 후 개인정보를 빼내가는 시도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사기범들이 발신번호를 우체국 콜센터(1588-1900)이나 경찰서, 검찰청 등으로 조작하는 사례까지 있어 특히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하지만 우체국의 소포 우편물의 경우 반송 또는 도착시에는 전화가 아닌 휴대폰 문자로 연락을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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