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권상정 시간은 나도 몰랐습니다. 심심한 유감을 표합니다." 황우여(사진)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30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22일 오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강행처리 이후) 연락을 (서로) 못했다"며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그만 화를 풀고 등원할 것을 요청했다. 황 원내대표는 "의장에게 직권상정을 요청한 뒤 나도 오후3시5분에 의장으로부터 직권상정 통보를 받았다"며 "그날 오전 김 대표를 만났을 때는 나도 시간을 몰랐다"고 말했다. 박희태 국회의장이 그 시간 본회의장 옆에서 한나라당이 의총을 열고 민주당은 출판기념회장에 많이 가 있던 점을 감안해 정한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의장이 (비준안 처리 후) 여야 원내대표를 부를 줄 알았는데 정치를 많이 한 어른이라 '이건 안 되는 거다' 판단해 안 부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박 의장은 별도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둘이 만나는 줄 알았는데…그런 생각이면 직접 얘기하지"라면서 "아직은 부를 계획이 없다"고 유보적 입장을 나타냈다. 황 원내대표는 '사전에 민주당 지도부도 여당의 계획을 알고 있었다'는 취지의 보도 때문에 김 원내대표가 곤란을 겪은 것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민주당도 정황상 단독처리를 예상했을 것이라는 얘기였지, 시간은 나도 몰랐는데 민주당이 어떻게 알았겠습니까."당시 기사가 와전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한미 FTA 사태 전까지 절친(황 원내대표가 서울대 법대 2년 선배지만 동갑에다 교회장로로 공통점이 많다)이었던 김 원내대표에 대한 애정을 표시하며 다 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행처리 배경과 관련해 그는 "민주당이 계속 비준안 처리를 늦춰왔다. 마지막에 예산을 처리한 뒤 비준안을 하자고 했는데 FTA 대책 예산을 충분히 확보해야 하고 그렇다고 (야당) 강경파가 뭐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믿을 수 없었다. FTA 찬성여론도 70%까지 올랐다가 계속 떨어지고 있었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그는 또 "당시 기자들이나 간간이 들리는 얘기가 민주당이 '밟고 넘어가라'고 한다고도 하고 (본회의 예정 전날인) 23일에는 로텐더홀을 점거한다는 소리도 나오고 해서 22일 오전에 김 원내대표를 화급히 만나 '이러다 중대 사태 난다'는 것을 얘기했지만 시간은 (나도 몰라) 얘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날치기는 몰래 하는 건데 당시 야당도 과반 이상 들어와 전원위원회 소집까지 요구하지 않았느냐"며 "그것을 중단시키고 개의하려 했더니 김선동(민주노동당 의원)이 최루탄을 터뜨리는 바람에 민주당도 죽이고 한나라당도 죽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