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마라톤대회에서 폭탄테러가 발생한 지 이틀 만에 또다시 대형 참사가 일어나 추가 테러일 가능성에 관심이 쏠렸으나 작업 부주의와 미숙한 사고 대응이 원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17일 오후 8시께 ‘웨스트 비료회사’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폭발 당시 공장 안에선 소방관들과 구조대가 화재진압을 벌이고 있었다.
미국 언론은 물과 접촉하면 폭발하는 무수 암모니아(anhydrous ammonia)가 누출된 상황에서 소방관들이 화재 진압을 위해 물을 뿌려 폭발 사고를 일으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목격자인 제이슨 셸턴 씨는 “처음에는 작은 화재였는데 소방관들이 질산암모늄에 물을 뿌리면서 오클라호마시티 때처럼 큰 폭발이 일어났다”고 사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폭발 직후 공장 상공에는 핵무기 투하 때 생기는 ‘버섯구름’이 관측됐으며, 사고 현장에서 80㎞ 떨어진 곳까지 진동이 느껴질 만큼 강력한 충격파가 발생했다. 미국 지질조사국은 진도 2.1의 인공지진이 감지됐다고 밝혔다.
당국은 공장에서 누출된 유독가스와 인한 추가 화재와 폭발을 우려해 가스와 전기 공급을 차단하는 한편 웨스트시 주민 2,800명 가운데 절반가량을 대피시키고 학교에는 이번 주까지 휴교령을 내렸다.
연방항공청(FAA)은 웨스트시를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했다.
사상자 숫자는 한때 약 70명이 사망했다고 알려지는 등 언론의 잇따른 추측 보도로 혼선이 빚어지고 있으나 당국은 사고 현장에서 소방관 3~4명이 실종되고 최대 15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인근 병원에는 공장 직원과 주민 등 100여명이 입원해 화상과 호흡기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상당수는 중태여서 사망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사고 원인의 하나로 범죄조직 또는 극단주의자의 테러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으나, 평소 외부인의 공장 출입이 엄격히 통제된 데다 화재 진압 중에 폭발이 일어났다는 점으로 미뤄 안전사고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당국자를 인용해 이번 사건이 범죄행위임을 보여주는 증거는 없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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