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아파트 전세를 구하려면 도시근로자 6년치 연봉을 꼬박 모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말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3억3,849만원으로, 지난해 2인 이상 도시근로자 가구의 연간 소득(5,682만원)의 5.96배에 달했다. 이는 부동산114가 지난 11년(2004∼2014년)간 '도시근로자 소득 대비 전세금 배율(PIR)'을 조사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도시근로자 소득 대비 서울 시내 아파트의 전세가 배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4.12배에 그쳤다. 하지만 2011년 5.28배까지 상승하다가 2012년 5.15배로 다소 완화된 뒤 2013년(5.66배)부터 다시 급등하기 시작했다.
수도권 아파트의 평균 전세금도 도시근로자 가구의 4.3년치 수준이며, 전국 아파트 평균 전세금 역시 3.4년치의 소득을 모아야 마련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셋값이 소득보다 빨리 올랐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1년 전보다 8.3%(2,584만원), 2년 전보다는 21.9%(6,082만원) 상승했다. 2012년 전셋집을 구한 임차인이 지난해 재계약을 하려면 전세금을 평균 6,000만원 정도 올려줘야 했던 셈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전세매물이 품귀를 빚으면서 집주인이 부르는 호가에 전세계약이 이뤄질 정도"라며 "저금리 탓에 집주인들이 월세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면서 순수 전세매물의 값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신희철기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