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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자프로골프계는 요즘 어느 때보다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선수들은 일찌감치 시작된 2013시즌을 치르느라 여념이 없고 기업들은 선수들과의 새로운 계약을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있다.
여자프로골프의 인기는 나날이 치솟는 상황. 속속 생겨나는 선수들의 팬클럽과 대회장 구름 갤러리만 봐도 확인할 수 있다. 이쯤 되자 계약을 위한 협상테이블에서는 예년보다 선수들의 목소리가 훨씬 높아진 분위기다. 더욱이 롯데가 지난 10월 '여고생' 김효주(17ㆍ대원외고)에게 연간 5억원(2년 계약)을 안겨주면서 선수들의 눈높이가 부쩍 올라간 상황이다.
◇홍보효과 60억원, 거액 베팅 할만하네=A기업은 지난 시즌 선수후원으로 최대 60억원의 홍보효과를 누린 것으로 자체파악하고 있다. 이 기업이 후원한 한 선수는 지난 시즌을 계기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표스타로 떠올랐다. 이 기업 관계자는 13일 "방송노출 등을 광고비로 환산하면 그 선수 한 명으로 50억~60억원의 효과를 봤다"며 "기업 이미지 제고와 직원들의 사기진작까지 따지면 실로 어마어마한 효과"라고 말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소속 선수를 후원하려면 그만큼 통 큰 투자가 필요하지만 국내 투어는 상대적으로 작은 액수로 기대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기업들의 구미를 당긴다.
지난해 유소연(22ㆍ한화)의 US여자오픈 우승 당시 한화가 자사 경제연구원을 통해 조사한 개인ㆍ브랜드ㆍ국가 홍보효과는 최소 2,000억원. 초청선수로 나갔던 유소연은 덜컥 우승하면서 '메이저 퀸' 반열에 올랐다. 당시 유소연에게 연간 3억원 정도를 투자했던 한화는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린 셈이다.
◇빅3 모셔라… 지각변동 일어날까=이번 계약시장의 최대관심은 이른바 '빅3'의 거취다. 올해로 후원사와 계약이 끝나는 LPGA 투어 신인왕 유소연, KLPGA 투어 대상(MVP) 양제윤(20ㆍLIG손해보험), KLPGA 투어 다승왕 김자영(21ㆍ넵스)이 그들이다.
한화와 LIG손보ㆍ넵스 모두 KLPGA 투어 대회를 개최할 만큼 국내 여자프로골프에 애정이 깊은 기업. 일단 유소연과 양제윤은 재계약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기존 후원사가 이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 여부다. 유소연은 지난 시즌 미국에서 톱10 진입률 1위, 최저타수 2위에 오르는 등 '노는 물'이 달라졌다. 올 시즌 전까지 '미완의 대기'였던 양제윤의 가치도 2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LIG손보는 다음주까지 양제윤과의 재계약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지만 새 둥지를 찾아갈 가능성도 없지 않다. 넵스와 2년 계약을 마친 '미녀골퍼' 김자영은 후원사를 옮긴다. 넵스 측은 13일 "김자영과 양수진(21ㆍ넵스)은 해외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어 보다 조건이 맞는 후원사를 찾아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 3승을 올린 김자영은 1억원 수준의 연봉을 받아왔지만 최근 금융사나 통신사 등이 골프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어 새 후원사에서는 최소 서너 배 이상의 액수를 보장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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