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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신기술 사업화 전략을 소설로 풀어낸 까닭은?

■ 전략 퍼즐 (제이 B. 바니·트리시 고먼 클리포드 지음, 부키 펴냄)<br>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서 유일하게 펴낸 경영소설<br>"전략 분석·조직 구조 사이 복잡한 상황 설명에 효과적"



주인공 저스틴 캠벨은 텍사스 주 시골마을 출신이다. 정보기술(IT)업체에서 일하다가 MBA를 따고 경영컨설팅회사에 입사했다. 그가 처음 투입된 프로젝트는 시카고에 있는 석유화학전문기업 HGS의 신기술을 사업화하는 것이다. '플라스티웨어'라는 암호명이 붙은 이 기술은 남성 드레스 셔츠를 시제품으로 만드는 것으로, 처음에 주인공은 셔츠의 시장성 분석하는 단순한 프로젝트로 여겼다. 하지만 저스틴이 HGS의 임원들을 잇따라 만나면서 신기술 자체에 대한 판단을 넘어서는 복잡다단한 변수들에 직면한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이 펴내는 경영학 잡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가 출간한 경영소설인 '전략 퍼즐'은 신기술 사업화 전략을 고민하는 회사를 위한 컨설팅을 배경으로 한다. 저자인 미국 전략경영학회장인 제이 B. 바니 오하이오주립대 피셔경영대학원 교수는 휴렛패커드,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등 기업의 컨설팅을 담당했으며 트리시 고먼 클리포드 컬럼비아대 교수는 지난 25년 동안 LEK파트너십, 맥킨지 등에서 일하면서 전략 개발을 맡았다. 저자들의 실전 경험은 주인공이 맞닥뜨리는 다양한 경영 변수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 수립에 고스란히 녹아 든다. 일례로 캠벨이 HGS로부터 받은 신사업 전망 내부 보고서는 결과가 제각각이다. 두 보고서는 이 사업이 현재가치로 10억 달러를 창출하리라고 전망했지만 또 다른 둘은 현재가치로 10억 달러의 손실을 입을 것이란 비관론을 편다. 나머지 두 보고서는 손익분기점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최대 20억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차이에 대해 캠벨은 의구심을 갖게 되며 그 속에 숨은 현재가치의 모순과 조직 내 이해 관계 등을 읽게 된다. 주인공은 드레스 셔츠 프로젝트를 다루면서 그 동안 관심권 밖에 있던 셔츠에 대해 면밀하게 탐구해간다. 그 동안 어머니나 여자친구가 사주는 셔츠에 의존하던 그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셔츠 구입에 필요한 사양과 섬유 종류 등에 대해 전문적으로 파고든다. 자신이 맡은 프로젝트를 충실하게 수행하기 위한 기본 자세에 대한 언급인 셈이다. 주인공은 낯선 상황에 맞닥뜨릴 때마다 선배나 동료에게 질문을 던지거나 그들로부터 날카로운 질문을 받으면서 사고의 지평을 넓혀가는 작업을 지속한다. 주인공의 동선을 따라가다 보면 각종 사업기회 분석, 부서간 이해관계, 제품 개발 및 하청, 제조 공정, 기업 인수, 가치 사슬 등 기업 활동 전반을 다루는 동시에 MBA 강의실(이론)과 기업 현장(실전) 사이의 괴리를 만나게 된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 한 가지 의문점이 든다. 자기계발서나 경제경영서처럼 일반적인 이론서에도 충분히 담을 수 있는 내용인데 저자들이 경영 소설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들은 "전략을 효과적으로 개발하고 시행하려면 정교한 분석 도구가 필요한데 실제 상황에서 분석 도구와 조직 구조 사이의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상호작용을 설명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공교롭게도 소설 형식을 빌어 설명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아울러 소설이라는 형태를 통해 전략적 선택이 조직과 경영진, 조직원 개인의 변화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폭넓게 살펴볼 수 있으며 전략을 수립할 때 종종 맛보는 즐거움과 답답한 심정들이 소설을 통해 훨씬 효과적으로 공유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런 이유로 각 장을 마무리하는 '전략 퍼즐 맞추기'에 나오는 질문들은 때로 까다롭고 복잡한 내용으로 각자가 처한 실제 비즈니스 현장의 문제로 사고를 확장시켜준다. 책의 원제가 '경영대학원이 내게 가르쳐주지 않은 것'이 아니라 '내가 경영대학원에서 배우지 못한 것(What I didn't learn in business school)'이라는 점을 주목하면 저스틴 캠벨 같은 경영학도 출신 혹은 조직 내에서 전략을 수립ㆍ실행해야 하는 당사자들에게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학교에서 배운 지식이 현실과 부딪혀 적합성과 효용성을 가질 때 비로소 유용하며 비즈니스 세계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난제를 해결할 책임 또한 본인에게 있다는 점이다. 1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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