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정말요? 당연히 기분 좋죠.” 조혜정 GS칼텍스 여자배구단 감독(57)의 얼굴에 함박 웃음이 터졌다. 둘째딸 조윤지(19ㆍ한솔)가 5일 현대건설 서울경제 여자오픈 마지막 라운드에서 한 라운드 최소타이자 데일리 베스트 스코어인 7언더파 65타를 쳤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뒤였다. 이날 리베라CC를 직접 찾은 그는 “다리가 아파서 마지막 홀에서 기다렸다. 딸들이 같은 조에서 플레이한다는 얘길 듣고 왔는데 윤지가 그렇게 잘 친 줄 몰랐다”고 말했다. 올초 여성 최초로 국내 프로스포츠 구단 감독에 선임된 그가 감독직을 맡은 이후 골프 대회장을 찾은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마지막 날 동생 윤지와 동반 플레이를 펼쳤던 언니 조윤희(28ㆍ토마토저축은행)는 먼저 홀아웃을 한 뒤 엄마 조혜정 감독과 동생을 지켜봤다. 조윤지는 마지막 홀에서 버디 퍼트를 놓치며 파로 마무리 지었으나 엄마를 향해 손가락으로 ‘승리의 V자’를 그렸다. 조윤희의 캐디백을 멘 아버지 조창수(60ㆍ전 삼성 라이온즈 감독대행) 씨는 플레이 내내 윤지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다가 마침내 마음 편하게 마지막홀 그린을 떠났다. 조윤지는 “가족 동반 라운드의 효과”라며 스포츠 가족의 장점을 자랑했다. 그는 “올 들어 언니랑 네 번째 동반 플레이다. 언니랑 같이 쳐서 마음이 편해 스코어가 잘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프로에 데뷔한 그가 하루에 7언더파의 스코어를 적어낸 것은 처음이다. 이번 대회에서 그는 파3홀 12개에서 버디6개, 파6개의 완벽한 스코어를 적어냈다. 드라이버샷 비거리 26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자인 그가 파3홀에서 강한 면모를 보인 것은 주목할 만했다. 그는 “아이언 샷이 (핀 앞에) 착착 붙었다”고 말했다. “이제 파5홀보다 파3홀이 더 자신감 있는 게 아니냐”고 물었더니 “파3홀과 파5홀은 모두 골프의 필수 요소다. 둘 다 중요하고 자신 있게 플레이해야 한다”는 현답이 돌아왔다. 그는 올해 신인왕 부문에서 압도적인 선두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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