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청에는 인수위에 파견될 전문위원과 실무위원에 대한 요청조차 안 했다는데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전국경제인연합회 방문에 앞서 중소기업중앙회를 방문하고 '중소기업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히면서 중소기업계는 다소 들뜬 분위기다. 중기청장을 역임한 이현재 새누리당 의원이 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간사를 맡으면서 중기 육성 정책이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다.
하지만 정작 주무부처인 중기청에 인수위 파견 요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구체화된 정책이 나올 수 있을까 하는 걱정스러운 목소리도 나온다. 현 정부에서는 송종호 중기청장만이 인수위에 파견됐다.
중소기업 강국이 희망찬 구호로만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정책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 시급하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정책이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자금 지원이다. 경기 침체가 심화되면서 옥석을 구분하지 않고 '전가의 보도'처럼 재정 투입만 늘리다 보니 한계기업조차도 '좀비'처럼 연명하는 시스템이 돼버렸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여서 5년이면 3분의2가 문을 닫는다고 하는데 정부는 한쪽에서는 창업지원금을 주면서 다른 쪽에서는 진입을 규제하는 모순된 정책을 펼치고 있다.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커나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자칫 그간 잘못됐던 퍼주기 관행이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중소기업을 졸업한 중견기업들도 세제ㆍ재정 지원에 목을 매는 것이 현실이 아닌가.
건강한 산업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연구개발(R&D) 등의 지원으로 키울 곳은 키우면서 구조조정이 병행돼야 한다. 동시에 개인으로서는 다시 재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줄 필요가 있다.
중소업계에서는 박 당선인을 만난 자리에서 인수위 구성 시 산업계 인사를 많이 등용해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중소업계에서 요구하는 것은 시혜의 대상이 아니라 공정한 경쟁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업계 인사를 인수위에 발탁해 정책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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