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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유석오·석환 일병 비극전 사연 뒤늦게 공개돼

6·25전쟁때 한날 한부대 배속된 형제 스러질때도 같은 전투에서


6.25전쟁이 발발하자 같은 날 입대해 같은 부대에 배치된 뒤 한 날 같은 전투에서 전사한 형제의 비극적인 사연이 뒤늦게 공개돼 동족상잔의 비극을 다시 한번 알려주고 있다. 주인공은 현재 대전 국립현충원에 나란히 안장돼 있는 고(故) 유석오ㆍ석환 일병(사진). 24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과 대전 국립현충원 등에 따르면 유 일병 형제는 1950년 12월31일 국군 8사단에 입대해 10연대에 함께 배치를 받았다. 형 석오(당시 19세) 일병과 동생 석환(당시 17세) 일병의 군번은 각각 ‘0181005’, ‘0181014’로 군번을 받으려는 순간에도 헤어지지 않으려는 듯 바싹 붙어다녔던 것으로 보인다. 형제는 1951년 2월 중공군의 춘계 대공세 때 강원도 횡성지구 전투에 참전해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뒤 같은 해 4월6일 지리산 빨치산 토벌작전에도 나란히 참가했다. 이런 정황으로 미뤄 형제는 같은 중대에 배속된 것으로 추정된다. 유 일병 형제의 사연은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주인공 진태(장동건 분), 진석(원빈 분)의 경우를 떠올리게 한다. 영화에서 만 18세로 징집 대상이었던 동생 진석은 군인들에 의해 강제로 군용열차에 오르게 되고 진석을 되찾아오기 위해 열차에 뛰어오른 진태 또한 징집되고 만다. 같은 소대에 배치된 진태와 진석은 훈련받을 시간 조차 없이 낙동강 방어선 전투에 투입되는 것을 시작으로 각종 전투에 함께 참가하지만 결국 진태는 동생을 구하려다가 죽고 만다는 것이 영화의 줄거리다. 유 일병 형제는 빨치산 토벌작전에 참가한 것을 마지막으로 짧은 생애를 마감하고 만다. 석오 일병이 군대 가던 해 부인은 딸을 임신 중이었지만 동생 석환 일병은 나이가 어려 결혼을 하지 않았다. 여동생 석연씨는 “3남1녀 가운데 아들 2명을 전쟁터에서 잃어버린 어머니는 눈물로 한 세월을 살다가 10여년 전에 세상을 떴고 아버지는 어머니 보다 더 일찍 가셨다”면서 “어렵게 사시다가 가셨다”고 한숨을 쉬었다. 공교롭게도 형제는 유해까지 같은 날 발굴돼 유가족의 품으로 되돌아왔다. 육군이 6.25전쟁 50주년 기념사업 일환으로 2001년 5월21일 실시한 유해발굴 작업에서 형제의 완전한 유해가 발굴됐던 것. 형의 유해에서는 비옷(판쵸우의) 1점과 M1 소총실탄 7발, 군복 단추 22개가 나왔고 동생은 전투화 1족, 숟가락 1개, 단추 6개, 비옷 1점이 유해와 함께 발굴됐다. 육군은 형제의 유해에서 유전자(DNA)를 채취해 전사자 유가족으로부터 미리 채혈한 DNA를 일일이 대조한 결과 신원을 최종 확인하고 2002년 4월26일 대전 국립현충원에 안장했다. 팔을 뻗으면 닿을 거리에 있는 형제의 묘비 뒷면에는 전사일이 ‘1951년 4월6일’이라고 또렷이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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