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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컬리스트로 변신한 뮤지컬 배우 이소정

"쇼팽곡으로 꾸밀 6월 첫 콘서트 벌써 가슴 설레요"


'내가 예전에 알던 소녀는 늘 이 곡을 연주했어요 /소녀는 이 노래를 제일 좋아한대요/쇼팽을 사랑한 거죠/소녀는 쇼팽의 친구가 되길 얼마나 바랬는데요/밤을 꼬박 새우며 쇼팽의 전기를 읽었답니다.' 지난 19일 서울 시내 한 카페에서 만난 뮤지컬 배우 이소정(36ㆍ사진)은 최근 발매된 크로스오버 앨범 '쇼팽앤더걸(Chopin and the Girl)'의 표제곡의 영어가사를 직접 설명했다. "쇼팽의 연습곡(Etude) 6번에 가사를 붙였는데요. 소녀는 짐작하신 대로 저입니다. " 지난 95년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 '미스사이공'의 여주인공 '킴'역을 맡아 화제가 됐던 그가 엉뚱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쇼팽의 연습곡, 피아노소나타 등을 대중적으로 편곡한 뒤 가사를 붙인 앨범을 내며 보컬리스트로 변신한 것이다. "뮤지컬 배우로 10년 넘게 일하다 보니 정말 하고 싶은 게 생겼어요. 콘서트를 하고 싶더라고요. 콘서트를 채울 노래를 이번 앨범에 담은 거죠." 뮤지컬이 아닌 클래식을 택한 이유는 뭘까? "5살 때부터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피아노를 연주했어요. 집에는 늘 쇼팽의 책이 가득했죠. 고2때 미국으로 유학가면서 진로를 바꿨지만 뮤지컬 배우를 하면서도 항상 쇼팽의 곡으로 콘서트를 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그는 쇼팽과 자신이 닮음 꼴이라고 덧붙였다. "저는 한국에서 태어난 뒤 미국에서 배우 생활을 했어요. 쇼팽은 폴란드 태생이지만 프랑스에서 음악 생활을 해야 했죠. 늘 고국에 대한 그리움과 외로움을 가진 게 공통점 아닐까요?" 쇼팽의 '피아노소나타 2번(장송 행진곡)'을 변형한 '초혼'은 특히 힘든 그의 유학시절을 떠올리며 만든 곡이다. 그는 비장함이 담긴 이 곡을 들을 때 마다 미국 유학 생활을 회상했다고 한다. "집안 형편이 넉넉하지 못해 늘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비를 벌어야 했는데요. 그 때 김소월 시인의 시를 참 좋아했어요. 우연히 피아노소나타 2번의 반주에 맞춰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라고 불렀는데 신기하게 딱 들어 맞더라고요. 게다가 곡의 의미와 시의 주제도 동일하잖아요." 그가 그토록 원하는 콘서트는 6월 29~3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엠씨어터로 정해졌다. 그럼 앞으로 뮤지컬은? "시간이 좀 지나야 다시 할 것 같아요. 지금은 콘서트에서 관객과 대화하고 노래 부르는 게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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