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부터 시작된 미세먼지는 지난 24일부터 농도가 짙어지기 시작해 25일 최고점을 기록한 뒤 차츰 옅어지는 추세다.
26일 기상청에 따르면 오후3시 현재 서울의 1시간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1㎥당 142㎍으로 예보등급상 나쁨(121~200㎍/㎥) 수준을 보였다. 울산은 1㎥당 210㎍, 대구 194㎍, 군산 174㎍, 천안 162, 경북 안동 144㎍을 나타냈다. 이날 미세먼지 농도가 여전히 높기는 했지만 전날에 비해서는 많이 낮아졌다. 전날 주요 지점의 미세먼지 농도는 서울이 228㎍/㎥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춘천 193㎍/㎥, 천안 237㎍/㎥ 등 숨을 쉬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기상청은 이날부터 조금씩 낮아진 미세먼지 농도가 28일께는 활동하기에 별다른 불편이 없을 정도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서해상에 머물던 이동성 고기압은 현재 동쪽으로 이동해 일본 도쿄 쪽으로 옮겨간 상태다. 이 고기압은 21일부터 시작된 고농도 미세먼지 현상의 원인으로 중국 내륙의 미세먼지를 빨아들여 한반도로 내뿜는 역할을 해왔다. 27일까지는 한반도가 이동성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걸려있는 상태라 미세먼지의 영향이 이어지기는 하겠지만 28일부터 북서쪽에서 내려오는 고기압의 영향을 받게 되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확연히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남부지방에는 26일 밤까지 비가 내리고 일부 지역은 27일까지 비가 와 미세먼지를 씻어내릴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강한 찬바람이나 더운 바람이 부는 겨울·여름과 달리 지금 같은 환절기에는 이동성 고기압이 한곳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기 때문에 고농도 미세먼지 현상도 길어졌다"며 "찬바람이 우리나라에 유입되면 온도 차로 바람이 불어 고농도 미세먼지를 완화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세먼지는 일단 한풀 꺾였지만 봄철 잦은 황사 등으로 또다시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질 수 있는 만큼 한동안 미세먼지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미세먼지가 고농도로 치솟을 때는 건강에 치명적인 초미세먼지 비율이 평소보다 60%에서 최대 95%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되는 만큼 신경을 써야 한다.
미세먼지 발생시에는 몸 안에 들어온 중금속 등 유해물질이 잘 배출될 수 있도록 평소보다 물이나 차를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집안의 먼지를 줄이려면 빨래 널기 등으로 실내습도를 40~50% 정도로 유지해야 한다. 황사먼지나 미세먼지에 포함된 중금속은 장을 통해서도 몸에 들어오는데 섬유질이 많은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면 장운동을 활성화시켜 유해물질 등을 체외로 배출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아연이 풍부한 해산물이나 살코기류도 중금속의 체내 흡수를 막아줄 수 있는 만큼 섭취를 늘리는 것이 좋다.
한편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이날 서울시 동작구에 있는 기상청을 방문해 환경·기상 통합예보실 직원들을 격려하고 미세먼지 예보 정확도를 빠른 시일 내에 높여달라고 당부했다.
윤 장관은 이 자리에서 "최근 환경부 실무진이 중국을 방문해 미세먼지 문제를 논의한 결과 측정자료 공유 등에 대해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며 "오는 3월 양국 환경차관회의와 이어지는 한중일 환경장관회의를 거치면 미세먼지를 줄이고 예보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브리핑을 맡은 홍유덕 국립환경과학원 대기환경연구과장은 "중국 96개 측정소에서 관측한 6가지 대기오염물질 측정값을 비롯해 중국이 보유한 환경위성 3개의 미세먼지 관측자료를 공유한다는 동의를 얻어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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