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기지표가 호전되면서 전문가들의 미국 경제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경기순환 사이클을 측정, 판단하는 기관인 전미경제조사국(NBER)은 "미국의 경기침체가 끝난 시점을 판단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견해를 밝혔다. 12일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지난 주말 보고서에서 "소비지출의 상승세가 우리의 전망치를 계속 웃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무라의 애널리스트 데이비드 레슬러도 보고서에서 "봄의 '그린 슈트(Green Shoot)'가 경기의 반등을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린 슈트는 봄에 초록색 새싹이 돋아나는 것처럼 경기가 회복될 조짐과 징후를 보일 때 쓰는 용어다. UBS는 경제학자 케인스가 썼던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이 충동이 성장을 촉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UBS는 이어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신뢰 증가와 예상을 넘어서는 실적, 그리고 이로 인한 소비 지출과 고용의 확대를 근거로 올 2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0.3%포인트 상향 조정했고 모건스탠리도 2분기 성장률 전망을 높여 잡았다. 하지만 미국의 부동산 시장과 소비 시장이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견해도 여전하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최신호에서 "미국 경제가 V자형 보다는 완만한 U자형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소비 시장이 크게 회복되지 못하고 부동산 시장은 올해 내내 위축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면서 "가계 부문의 저축은 늘고 소비는 위축되는 양상이 향후 수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전미경제조사국(NBER)도 "현 단계에서 주요 지표들이 아직 잠정적인 상태인데다 앞으로 수 개월 내에 수정될 수도 있다"면서 섣부른 경기 회복세에 대한 기대를 경계했다. NBER는 미국의 경기침체가 2007년 12월에 시작됐다고 공식 선언한 바 있으며, 아직까지 경기침체 종료를 발표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민간 경제전문가들은 미국의 경기 침체가 지난해 6월 또는 7월에 끝났다는 추정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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