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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6월 5일] 한·싱가포르 서로 배울점

이명박 대통령의 4~5일 싱가포르 방문은 천안함 사건으로 한반도와 동북아 안보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 상황에서 이뤄졌다. 샹그릴라 대화 자체가 지역안보에 관한 협의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이 대통령의 이번 싱가포르 방문은 한ㆍ싱 관계에 주요한 이정표가 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싱가포르인들은 한국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반드시 우리의 경제력과 대중문화를 언급한다. 한국, 창의력 분야 경쟁력 높아 물론 우리 경제력에 대한 그들의 인식은 짧은 시간 비약적 발전을 해온 한국이기에 어떻게 보면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싱가포르에서 한국 대중문화의 인기는 신선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의 드라마ㆍ가요가 아시아 전체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싱가포르처럼 서구화한 국가에서 한류 영향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는 것은 의외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와 싱가포르는 모두 천연자원이 별로 없으면서도 기록적인 경제발전을 이뤄온 국가로 국제사회에 잘 알려져 있다. 전체면적이 710㎢로 서울시보다 조금 큰 싱가포르는 지난 1965년 독립 당시 식수를 자급할 수 없을 정도로 자원이 빈약하고 장래가 불투명한 국가였다. 그러나 불과 45년 만에 1인당 소득이 3만5,000달러를 상회하는 아시아 최선진국으로 자리 잡았고 각종 국제경쟁력 지표에서도 세계 5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싱가포르는 어떻게 이러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을까.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두가지를 지적하고 싶다. 하나는 도시국가라는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개방과 경쟁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개방에 따르는 무한경쟁을 위해 영어공용화를 선택했으며 경쟁을 통한 효율적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깨끗한 관료조직과 안정적인 사회제도를 만들었다. 또 하나는 일관된 비전과 미래전략이다. 싱가포르 정부와 기업은 항상 작은 외부환경 변화나 정책 실패로도 국가 존망이 좌우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미래를 준비한다. 이미 성취한 것에 안주할 경우 단순한 낙오가 아닌 멸망이 온다는 각오로 그들은 장기적 비전의 전략을 수립하고 끊임없이 혁신을 추구한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싱가포르로부터 '개방의 힘'이 얼마나 큰 결과를 가져오는지 배울 필요가 있다. 싱가포르는 지난 40년간 다국적 기업과 외국 인재들에게 문호를 개방하고 각종 인센티브와 평등한 대우를 제공했다. 그리하여 싱가포르는 이를 경제성장의 중요한 동력으로 활용하고 있다. 외국기업의 생산활동은 오늘날 싱가포르 국내총생산의 45%를 차지하고 있으며 우리를 포함한 세계 18개 국가ㆍ지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무역 신장의 견인차로 삼고 있다. 싱가포르는 문화 중심지로 부상하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전세계 문화ㆍ예술인들이 싱가포르에 오도록 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이를 통해 이미 세계적 수준의 공연ㆍ이벤트가 일년 내내 열린다. 개방·효율적 시스템은 싱가포르 반면 싱가포르는 우리나라가 지난 10여년간 창의력이 요구되는 분야에서 어떻게 경쟁력을 키워왔는지 주목하고 있다. 한류 관련 수출을 통해 지난 한해에만 6억달러 이상의 소득을 올린 것 등이 이들에게 큰 자극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한국ㆍ싱가포르는 모두 문화ㆍ예술ㆍ디자인 등 소위 '창조산업(creative industries)'이 미래전략에 필수 요소라는 인식을 갖고 장려하고 있다. 이러한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창조적 재능과 싱가포르의 개방적이고 효율적인 시스템이 결합하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유사한 과정으로 성장해오면서도 서로 다른 길을 걸어 온 양국이 상대방을 연구하고 자신과 비교하는 과정을 거치면 지속가능한 미래 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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