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사이클론 '고누'가 아라비아 반도에 접근하면서 걸프지역 산유국에 큰 피해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두바이의 해상 개발지역에 침수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사이클론은 인도양에서 발생하는 열대성 저기압을 의미한다. 사이클론 고누의 북상 소식으로 런던 국제석유거래소(ICE)의 북해산 브렌트유가는 4일(현지시간) 전일 보다 1.28달러가 오른 70.35달러에 마감했다. 사우디아라비아ㆍ이라크ㆍ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세계 원유 주생산지가 몰려있는 곳으로 사이클론이 더 북상할 경우 원유 생산 및 수송에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사이클론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오만은 시속 185∼205㎞의 강풍과 함께 높은 파도가 몰아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해안 지역 주민을 대피시키고 군 부대와 경찰에 최고 경계태세를 지시했다. 하루 원유 생산량이 71만 배럴에 달하는 오만은 혹시 이번 사이클론으로 원유 생산 시설이 피해를 입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원유 주생산지인 중부와 동부 지방이 태풍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기상 악화로 원유 생산ㆍ수송 시설에 차질이 없도록 만반의 대비를 하고 있다. UAE에 태풍이 상륙할지 여부도 관심이다. 사이클론이 UAE에 상륙할 경우 원유 생산시설은 물론 두바이 해상에 건설중인 인공섬 '팜 아일랜드'가 침수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팜 아일랜드 건설에 회의적인 입장을 가진 전문가들은 바다를 메워 만든 이 인공 섬이 파고가 높거나 만일 해일이 일어나면 속수무책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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