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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시위대, 곳곳서 경찰과 충돌
입력2009-04-12 23:10:04
수정
2009.04.12 23:10:04
총리 차량 공격… '아세안+3 정상회의'는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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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시위대, 곳곳서 경찰과 충돌
총리 차량 공격… '아세안+3 정상회의'는 무산
강동호
기자 eastern@sed.co.kr
태국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12일 수도 방콕은 곳곳에서 시위대와 경찰 등이 충돌하는 등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현지 TV방송인 PBS는 친탁신계 '독재저항 민주주의 연합전선(UDD)'이 이끄는 시위대 수백 명이 이날 아피싯 웨차치와 총리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직후 내무부 청사로 몰려가 총리 차량을 부수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수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이날 현재 18일째 농성 중인 정부청사단지 앞에서 내무부 청사로 이동,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청사를 떠나려던 아피싯 총리 차량을 공격했다. 시위대가 총리 차량 유리창 등을 쇠붙이와 화분 등으로 부수자 경비경찰이 하늘에 대고 경고사격을 했으며 격앙된 시위대는 이 경비를 둘러싸고 폭행했다고 전했다. 아피싯 총리와 수텝 타욱수반 부총리는 시위대가 몰려온다는 소식에 급히 자리를 피해 봉변을 면했다고 PBS는 보도했다.
특히 비상사태 선포 이후 최루탄으로 무장한 경찰 1,000여명이 정부청사로 진출해 시위대와 충돌을 빚었으며 방콕 중심가의 대형 쇼핑몰인 시암 파라곤 앞 도로에서는 반정부 시위대가 군인들이 탄 장갑차 2대를 탈취하는 등 무력시위가 차츰 수위를 높여가는 양상이다.
앞서 경찰은 이날 오전 '아세안+3 정상회의'와 동아시아정상회의(EAS)가 열릴 예정인 파타야의 '로열클리프' 호텔에 난입해 정상회의를 무산시킨 시위 주동자 아리사문 퐁루엥롱을 체포했다. 아리사문은 11일 해변도시인 파타야에서 시위대 1,000여명을 이끌고 호텔에 난입, 아세안 관련 회의를 무산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현지 신문인 방콕포스트는 정부 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아리사문이 국가소요죄와 반역죄로 처벌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아피싯 총리가 이날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강경책으로 선회한 것은 현 정국을 수습하지 않으면 현 정권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지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그는 지난 8~9일 양일간 UDD 지지자 10만여명이 정부청사 주변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벌일 때도 비상사태 선포를 거부하고 시위대 지도부에게 함께 국정개혁을 논의하자며 회유책을 제시했었다.
아피싯 총리는 "국가에 막대한 손실을 끼치고도 이를 승리라고 규정하는 이와 무리는 공공의 적"이라면서 "공공의 적이 또다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결단코 막아내겠다"고 말해 강경 입장을 예고했다.
현지 언론과 정치분석가들은 아피싯 총리가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의 무산으로 국가와 자신에 대한 이미지가 크게 실추된 데 실망하고 있으며 나아가 UDD에 맞서 반(反)탁신 단체인 '국민민주주의연대(PAD)'가 나설 경우 민-민 충돌이 발생하면서 내전상황까지 초래될 수도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태국 출랄롱콘국립대의 티티난 퐁시디락 정치학 교수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 정부가 정국을 조기에 수습하지 않으면 혼란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며 "정국 수습이 실패하면 현 정부의 마지막 남은 카드는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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