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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대부업체의 대학생 대출중단

한국대부금융협회가 12일 '대부업계 대학생 대출 전면 중단'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기자들에게 보내왔다. 협회는 "대학생 5만명에게 800억원 가량을 빌려줘 신용불량자를 양산한다"는 비판에 밀려 대출을 아예 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순간 한 술자리에서 금융권 관계자에게 들었던 얘기가 생각났다. 대학생 A씨에 관한 내용이었다. 그는 부유하지 못한 집안 사정 탓에 아르바이트로 학비와 생활비를 댔다. 그러던 중 부모님이 편찮으셔서 갑자기 돈이 필요하게 됐다. 학생 입장에서 100만원, 200만원이란 돈이 그렇게 클 수가 없었다고 한다. 직장이 없었기에 은행에서는 돈을 빌릴 수가 없었다. 급한 마음에 사채를 쓰게 됐고 결국 빚의 수렁에 빠지게 됐다는 얘기였다. 소득이 일정하지 않은 대학생에게 돈을 마구 빌려준다는 것은 문제다. 성인이라지만 판단력이 미숙하고 경제활동도 제대로 해본 적이 없어서다. 게다가 대부업체는 고금리이지 않은가. 하지만 대부업체들이 모든 대학생에게 대출 길을 막아버리는 것은 또 다른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든다. 정말 돈이 필요한 이들이 사채시장으로 내몰릴까 해서다. 대부업체들은 "전체 대출에서 보면 (대학생 대출이) 1%도 안 되는데 금감원에서 대학생 대출실적을 발표한 후 비난이 쏟아져 그만두기로 했다"며 "어려운 학생들이 있을 수는 있지만 어쩔 수 있느냐"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이 대부업체에 대출금리 상한선 인하를 요구하면서도 급격한 인하에는 반대하는 것은 저소득층의 대부업체 이용 문턱이 높아질 것을 우려한 것이다. 정부의 저소득층 대상 학자금 대출인 '든든 학자금'이 등록금에다 추가로 생활비를 학기당 최대 100만원까지 빌려준다지만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 두세개도 마다하지 않는 대학생이 수두룩하다. 대부업체 대학생 대출 용도의 69.2%가 학자금과 생활자금이었다. 그래서 대부업체마저 이용하지 못하는 학생들은 어떻게 할까라는 생각이 든다. 대부업체의 대학생 대출 중단이 마냥 기쁘지만 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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