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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격 개봉후 매진 사례… 미국 '인터뷰'에 열광

세시간만에 2만여명 온라인 관람… 300여 상영관에도 관객 장사진<br>"논란 비해 내용은 평범" 평가도<br>北 "물리적 대응 나서지 않을 것"

영화사 소니픽처스가 해킹 사태로 개봉을 취소했던 김정은 북한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암살을 다룬 영화 '인터뷰'를 24일(현지시간) 온라인을 통해 대규모 배포하고 나섰다.

소니픽처스는 이날 오전 이 영화를 구글 '유튜브'와 '구글플레이', 마이크로소프트(MS) '엑스박스 비디오', 자체 웹사이트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배포하기 시작했다. 미국에서는 5달러99센트(약 6,600원)를 결제하면 스트리밍으로 볼 수 있고 14달러99센트(약 1만6,500원)을 지불하면 다운로드할 수 있다. 이와 별도로 미국 내 독립영화관 300곳에서도 이날부터 이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해킹 여파로 영화의 극장 개봉도 취소했던 소니가 이처럼 태도를 바꾼 것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개봉 취소를 '표현의 자유 침해'이며 '실수'라고 비난하는 등 정치권의 악화된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로스앤젤레스가 지역구인 브래드 셔먼 민주당 하원의원은 개봉 취소 소식이 전해지자 소니픽처스에 서한을 보내 의사당에서 이 영화를 상영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BBC는 "각종 비난에 밀린 소니픽처스가 결국 쓸 수 있는 유일한 카드를 썼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여론을 의식한 듯 마이클 린턴 소니픽처스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최대한 많은 사람이 영화를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온라인 배포를 선택했으며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려는 집단이 회사와 직원을 공격한 상황에서 이 영화를 배포한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드루먼드 구글 최고법무책임자도 "영화 내용이 어떻든 이 사태를 방관함으로써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려는 행위를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백악관도 에릭 슐츠 대변인이 "외국 독재자가 미국 영화를 검열할 수는 없다"며 "영화를 볼지 말지는 시민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환영했다.



외신들은 대규모 극장 개봉 무산에 따른 금전적 타격을 온라인 배포를 통해 조금이라도 만회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지적했다. 영화제작사들은 현행 규약상 극장 개봉에 따른 전체 수익 중 50%만 가져갈 수 있는 데 반해 온라인으로 배포하면 총수익의 75%를 가져갈 수 있어 제작사에 유리하다. 소니픽처스 측은 추가로 이 영화를 취급할 콘텐츠 공급원을 물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협소한 온라인 영화관람 시장 규모 때문에 손해를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영화·TV프로그램 시장 규모는 업계 추산 다운로드와 스트리밍 합계 22억달러로 지난해 미국 내 극장 개봉 총수익 108억달러에 비해 매우 적다.

한편 소니픽처스의 결정에 대해 북한 측은 이를 비난하면서도 당장 대응조치에 나서지는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참사관은 이날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 영화는 우리의 주권과 최고지도자의 존엄에 대한 조롱이라며 개봉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물리적 대응'에 나서지는 않을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영화 '인터뷰'는 애초 미국 내에서 대형 영화관 체인을 포함해 3,000개 영화관에서 개봉될 예정이었으나 제작사인 소니픽처스는 해킹 사태의 여파로 지난 17일 이를 취소한 바 있다. 이후 미 연방수사국(FBI)이 해킹 배후로 북한을 지목한 후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비례적 대응'을 천명했으며 북한 인터넷이 마비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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