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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18일 본회의에 앞서 정부조직개편안을 둘러싼 막판 협상을 벌였지만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따라 박근혜 정부 초반이 ‘MB정부 직제’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17일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오후 5시부터 8시 30분까지 3시간 30분에 걸쳐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비공개로 ‘6인 회담’을 벌였다. 이날 새누리당에서는 이한구 원내대표ㆍ진영 정책위의장ㆍ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가, 민주당에서는 박기춘 원내대표ㆍ변재일 정책위의장ㆍ우원식 원내수석부대표가 협상자로 나섰다.
이날 협상에서는 ▦반부패 검찰개혁 ▦중소기업부 격상 ▦방송통신위원회의 법적 지위와 관할 업무 조정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독립성 보장 ▦통상기능의 독립 기구화 ▦산학협력 교육부 존치 등 민주당이 요구한 6대 핵심쟁점을 중심으로 폭넓은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
양당은 다른 쟁점 사안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의견 접근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방송통신분야에 대해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최종 합의에 이르는 데는 실패했다. 새누리당은 방송통신 진흥기능을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이를 계속 기존 방송통신위원회에 남겨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진영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회담 직후 “오늘(17일)은 타협에 이르지 못했다”며 “앞으로 (야당과) 계속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윤관석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박근혜 당선인의 가이드라인이 세긴 센지 협상 절벽을 느끼고 있다”라며 “새누리당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보다 진전된 안을 만들어 와서 조속한 협상을 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8일에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예정대로라면 다음 본회의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다음날인 26일에나 열린다.
정부조직개편이 계속 난항에 빠질 경우 장관 내정자들의 인사청문회가 문제가 된다. 이날 인수위는 미래창조과학부, 해양수산부 등 새로 생기는 부처를 포함한 11명의 장관 인선을 추가 발표했다. 하지만 신설부처의 경우 법적 근거가 마련되지 않은 데다 청문회를 준비할 수 있는 인력도 전무한 상황이다.
한편 지난 13일 발표한 6개 부처 장관 내정자의 인사청문회가 오는 27~28일 실시할 예정인 가운데 이날 발표된 11명의 내정자 청문회까지 합하면 일러도 3월 초에야 청문회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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