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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 클럽'은 요즘 '클럽'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지만 그 시대에 젊음을 보냈던 사람들에게는 강력한 추억의 상징 중 하나다. 공연 중에 나이트클럽에서 흘러나오는 노래가 들리면 관객들은 과거의 향수에 빠져든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공연계에 복고 열풍이 불고 있다. 먼저 80년대 복고가 강하다. 70년대가 까만교복과 흑백TV의 시대라면 80년대는 교복자율화와 컬러TV의 시대였다. 그만큼 80년대는 현재와 너무 이질적이지 않으면서도 추억과 절묘하게 만나고 있다는 평가를 들으며 공연의 인기소재로 부상하고 있다.
8일 공연계에 따르면 13일부터 6월 3일까지 일정으로 충무아트홀로 무대를 옮긴 뮤지컬 '광화문연가'는 80년대 청소년기를 보냈던 관객들에게 익숙한 이문세의 노래들로 주로 채워진다. 심야FM라디오로 들었던 노래들이다. 뮤지컬 '달고나'(~5월 28일ㆍ코엑스아티움)나 '뉴 폴리폴리'(~6월 3일, 유니버셜아트센터)도 '골목길'과 같은 노래들이 흘러나오면서 80년대의 학창시절을 보냈던 관객들의 공감을 끌어낸다는 평가다. 데모와 최루탄은 1980년대를 살았던 사람들이 갖고 있는 또 다른 추억의 편린들이다. 이처럼 80년대를 다루는 공연들에는 대학가 시위장면도 스쳐간다.
연극 '푸르른 날에'(~20일, 남산예술센터)는 1980년 5.18 속에 이뤄졌던 남녀의 사랑과 30년 뒤의 상처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근 한 달간 인기리에 앵콜공연되고 있다. 2011 연극대상 작품상과 연출상을 받았던 작품이다.
공연계 한 관계자는"컬러TV가 도입됐던 80년대는 젊은 세대들에게도 현대와 이질적인 게 아니다"며 "복고열풍을 주도했던 '쎄시봉'의 인기에 이어 올해 이뤄진 보니 엠이나 듀란듀란 등 80년대 해외가수들의 내한공연이 관심을 끈 것도 그런 차원"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더 나이 든 올드팬의 향수를 울리는 작품도 무대에 올려지고 있다. 오는 15일부터 26일까지 서울 강동아트센터 무대에 올려지는 '천변 캬바레'의 경우 한때 가요계를 풍미했던 가수 배호(1942~1971)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뮤지컬이다. 1960~70년대 클럽음악을 선보여 당시 청춘기를 보냈던 연령대의 관객들에게 호응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허영기 많은 웨이터 찰스 역(役)에 최민철, 이 작품의 음악감독이자 배호를 짝사랑하는 밴드마스터 정수 역(役)으로는 재즈 보컬리스트 말로 등이 출연한다.
6월 10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뮤지컬'시카고'는 1920년대 격동기의 미국을 소재로 한다는 점에서 복고의 또 다른 모습이다. 재즈선율과 갱 그리고 시카고 등 미국의 복고문화를 엿볼 수 있다. 8등신 팜므파탈의 여주인공 벨마 켈리역(役)에 인순이와 최정원, 식스팩 복근의 빌리 플린 역(役)에 뮤지컬 배우 남경주와 성기윤 등 묵직한 배우들이 출연해 재즈 뮤지컬의 완숙미를 더했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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