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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 산책] 숲은 최고의 심신요법 제공처

숲과 의학의 만남 ②


현대의학의 수많은 연구와 첨단화된 의료기술에 힘입어 암의 조기 발견과 치료가 가능하게 된 것은 의학의 놀라운 업적 중 하나다. 그러나 일부 암 질환은 여전히 불행한 질환으로 남아 있다. 환자들은 궁여지책으로 보완대체요법을 찾는다. 하지만 대부분 현대의학적 치료 효과나 안전성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 유럽선 환자 재활에 활용 그렇다면 미국ㆍ독일 등 유럽의 저명한 대학병원들은 왜 보완대체요법을 앞다퉈 병행하고 있을까. 왜 이러한 요법들이 암 환자의 보조치료에서 타당성을 갖는 것일까. 암 질환자에겐 정신적ㆍ심적ㆍ영적 건강과 삶의 질 향상이 신체적 건강 못지않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진단에서 사망에 이르기까지 암 환자들이 겪는 고통을 생각할 때 의사와 의료기관은 현대의학을 통한 신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ㆍ심적ㆍ영적 건강을 동시에 추구하는 통합적 암 치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또 치료될 수 없는 암이라 할지라도 암 질환자의 삶의 질까지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 제도상ㆍ구조상의 문제로 현대 정통의학이 제시할 수 없는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 보완대체의학의 주요 역할이다. 이런 목적을 위해 숲은 현대의학에서 해줄 수 없는 천혜의 보고이다. 숲은 암 질환자들의 신체적 건강뿐 아니라 정신적ㆍ심적ㆍ사회적 치료뿐만이 아니라 삶의 질 향상에 중요한 자원이다. 정신적ㆍ심적ㆍ영적 건강은 면역기능 향상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최근에는 정신신경면역학의 관계를 중시해 다양한 형태의 심신의학적 치료가 실행되고 있다. 최근 미국의 명문대학에서 암 환자들에게 (유도)명상, 자율(신경)훈련법, 타이치요법, 생체되먹이요법, 음악ㆍ예술치료, 드라마 심리치유 등을 적용해 통합적 암 치료를 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숲의 시각적ㆍ청각적ㆍ후각적 자원들이 이러한 기능을 하고 있다. 숲이 제공하는 최고의 심신요법이라 하겠다. 필자가 의료인으로서 오랫동안 지낸 독일에서는 의사들이 숲의 치유 효능을 인정한다. 유럽의 보양지(Kurort)에서는 고혈압ㆍ협심증ㆍ심부전증ㆍ당뇨ㆍ천식ㆍ아토피ㆍ우울증ㆍ소화기질환ㆍ암 등 다양한 환자들의 재활을 위해 산림환경을 이용한다. 휴양림에 있는 의원이나 병원에 환자들을 보내 체류하며 치료받게 한다. 국가에서 의료보험도 마련돼 있다. 숲이 이처럼 신체적 건강을 위한 생물학적 기능뿐만 아니라 정서함양에 필요한 정신적ㆍ심적ㆍ감정적 건강을 제공함에도 국내에서는 자연휴양림을 활용한 통합적 암 치료에 소극적이다. 환경성 질환, 만성질환, 암, 스트레스성 질환의 예방과 치유ㆍ사후관리를 위해 숲을 보다 적극적으로 이용하려면 의료인, 산림학전문인, 자연치유 전문가들의 연구가 필요하다. 항암성분 내뿜는 나무도 많아 필자는 지난 5월과 6월 경기도 양평군 산음국립자연휴양림에서 숲이 어떤 신체적ㆍ정신적 효과가 있는지 검증하기 위해 유방암 환자 22명을 대상으로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과 공동 연구를 했다. 휴양림에서 6박7일간 체류하며 도시 생활과 비교했다. 면역기능을 보기 위해서는 T-세포와 NK-세포(면역기능세포)의 변화를 분석했고 삶의 질 평가를 위해 국제적으로 인정된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개발된 삶의 질 평가표(5개 분야)를 사용했다. 연구 결과 숲에서의 생활이 도시에 비해 면역세포 증가와 삶의 질 분야 가운데 전체적 부분과 신체적ㆍ정신적 삶의 질 부분에서 향상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숲에는 다양한 식물자원들이 서식하고 있다. 이 중 서양물풀레나무ㆍ전나무ㆍ사과나무ㆍ소나무ㆍ떡갈나무 등에서 렉틴ㆍ비스코톡신이라는 화학적 성분이 추출되는데 국내외에서 항암보조제와 의사의 처방을 요하는 전문의약품으로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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