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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재건축 오를땐 '후다닥' 내릴땐 '엉금'
입력2005-03-06 07:25:57
수정
2005.03.06 07:25:57
자금 여력 많아 악재에도 '무덤덤'
개발이익환수제 국회 통과라는 대형 악재에도 불구하고 강남 재건축단지들의 가격 내림세는 미미하게 나타나고 있다.
6일 강남권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개발이익환수제를 골자로 하는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 오는 5월 시행될 예정임에도 강남 재건축단지들은 매수세가 사라져 거래만 실종됐을 뿐 가격은 거의 내리지 않고 있다.
물론 사업 초기단계로 개발이익환수제 적용 가능성이 큰 단지들을 중심으로 호가가 1천만-3천만원 정도 빠지기는 했지만 연초 급등했던 것에 비하면 소폭이다.
◆ 호재 사라져도 가격 하락은 미미
강남구 개포 주공 1단지 15평형의 경우 1월 초부터 한달 보름여간 1억원 이상 올라 지난달 중순에는 5억9천만원까지 거래되다 지금은 5억6천만-5억7천만원에 시세를 형성해 소폭 조정에 그치고 있다.
개포 주공 3단지 13평형도 연초에 7천만-8천만원 정도 호가가 뛰어 4억8천만원안팎에 시세가 형성됐으나 2.17 수도권 집값 안정대책과 개발이익환수제 국회 통과에도 내림세가 미미해 이후 1천만원-2천만원밖에 값이 떨어지지 않았다.
이 단지들은 개발이익환수제 무산 가능성을 호재로 가격이 급등했는데 관련 호재가 완전히 사라졌는 데도 급등 이전보다 여전히 5천만원 이상 높게 시세가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초고층 재건축 추진을 호재로 최고 1억원까지 가격이 뛰었던 압구정동 일대 현대아파트들도 초고층 재건축이 무산됐지만 가격이 전혀 빠지지 않고 있다.
인근 온누리부동산 관계자는 "급등 당시 들어갔던 매물들이 다시 나오지 않고 있으며 호가도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안전진단 완화를 호재로 보름여만에 5천만원 안팎 올랐던 은마아파트도 건설교통부가 이를 완화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천명했음에도 가격은 1천만원 정도 조정되는데 그쳤다.
◆ 호재엔 `민감' 악재엔 `둔감'
이처럼 조그만 호재에도 급등했던 재건축 단지들이 호재가 사라졌음에도 가격 변동이 거의 없는데 대해 전문가들은 우선 매도자들의 자금 여력이 풍부하다는 점을 이유로 꼽고 있다.
개포동 반도공인 관계자는 "급매물들은 작년에 이미 다 팔렸으며 지금은 시간과 자금력에 여력이 있는 매도자들이 대부분이어서 가격을 낮추지 않는데다 양도세 중과세 때문에 팔려는 이들도 적다"고 말했다.
강남 재건축단지에 장기적 투자자가 많다는 점도 한 이유다.
고종완 RE멤버스 대표는 "강남 재건축에는 자식에게 집을 물려준다고 생각할 정도로 장기적으로 내다보고 투자한 이들이 많다"면서 "강남은 중장기적으로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에 가격이 하방 경직성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강남은 호재에는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악재에는 둔감한 경향이 있다"면서 "매수세가 사라져 흥정 자체가 없기 때문에 시세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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