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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리테일에도 유행이 있다-전경돈 세빌스코리아 대표


아무리 좋은 위치에 멋진 외관을 갖춘 빌딩이라고 해도 그 자체만으로 수익을 낼 수는 없다. 빌딩에도 '콘셉트'와 '전략'이 있어야 한다. 빌딩주들은 사무공간과 판매시설(리테일)의 비중을 고민해야 하며 특히 리테일에 대한 계획은 훨씬 더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업무시설과 달리 리테일은 함께 입점한 업종 간의 시너지가 매출을 좌우하고 이는 임대료 수입에도 영향을 미친다. 밥도 먹고 차도 마시고 간단한 생활필수품도 살 수 있는 빌딩과 비슷한 식음 공간만 가득한 빌딩 중 어디를 찾고 싶은가. 답은 말할 필요도 없다. 이처럼 업종 간의 상호 보완과 시너지를 최대한으로 끌어내기 위해 입점 브랜드를 계획하는 것을 전문용어로 '머천다이징(MD)'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MD는 어떻게 계획하며 어떤 점을 염두에 둬야 할까.

부동산의 가치는 사람을 모이게 하는 데서 나온다. 풍경이 좋은 깊은 산속의 넓은 암자보다 서울에 있는 조그마한 집 한 칸이 비싼 이유다. MD 계획도 '어떻게 사람을 모을까' 하는 고민에서 시작한다.

사람을 모으려면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필요로 하는지 알아야 한다. 지난 2000년대 중반까지는 극장이나 서점이 사람을 가장 잘 모을 수 있는 장소로 여겨졌고 임차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앵커 테넌트' 역할을 했다. 이때는 취미나 즐길 거리가 다양하지 않아 영화 감상이나 독서를 즐기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극장이나 서점을 찾은 고객들이 근처에서 밥도 먹고 차도 마시면서 소비를 하는 '분수효과'도 있었다. 하지만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여가생활이 다양해지면서 극장이나 서점을 찾는 고객의 수가 줄어들고 해당 시설을 찾는다 해도 영화 관람과 서적 구입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방문하는 목적형 고객으로 바뀌면서 분수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리테일 시설의 핵심 역할을 하는 앵커 테넌트의 지위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극장과 서점을 대체한 것은 자라·H&M 등 글로벌 스파 브랜드였다. 또 최근에는 '요리 붐'과 '집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는 단순히 '먹는 것'에 대한 것이라기보다는 '삶의 질'에 대한 고민이라고 생각한다. 전 세계적으로도 삶의 질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자리를 잡으면서 이케아, 자라 홈, 모던하우스, 다이소 등 '라이프스타일 숍'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빌딩 공간을 채우는 콘텐츠인 소프트웨어의 변화와 함께 공간 자체인 하드웨어의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과거에는 백화점과 마트 등이 단독건물 전체를 차지하는 형태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 한국에도 복합 쇼핑몰이 늘어나 백화점과 마트가 규모를 줄여 복합 쇼핑몰의 앵커 테넌트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복합쇼핑몰이 늘어나는 현상도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관계가 있다. 최근 들어 쇼핑이 가지고 있는 속성이 공간을 방문해 즐기는 '레저'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리테일 시설은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변화한다. 따라서 이런 변화의 흐름을 파악하고 적절한 MD 계획을 세워 콘셉트를 특화하는 것이 수익률을 높이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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