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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관광을 오는 외국인 여성들에게 국내 화장품 브랜드숍이 모여 있는 명동은 필수 방문 코스다. 화장품 '명동 순례'를 마친 뒤 상품을 가득 담은 쇼핑가방을 들고 다니는 외국인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명동 최대 화장품 매장인 네이처리퍼블릭 명동월드점에서도 '화장품 한류'의 열기는 뜨겁다. 매장을 찾은 외국인 고객들은 "구하라 수분크림 없나요?", "근짱(장근석 애칭) 트위터에서 얼굴에 붙인 팩은 어떤 제품인가요?"라는 구체적인 질문을 쏟아낸다.
드라마로 시작된 한류가 최근 K팝으로 확대되면서 한류 스타들의 메이크업 스타일도 선망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서 한국 걸그룹을 검색하면 소녀시대, 카라 등의 메이크업을 따라 하는 외국인들의 영상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화장품 한류는 사실 한류 스타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됐다. 한류 스타들을 좋아하는 일부 팬들이 호기심에 제품을 한번 써보고 나서 좋은 품질에 반해 꾸준히 구매하며 점차 고객층이 확산된 것이다.
하지만 한류 스타의 모델 파워만으로 글로벌 브랜드가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브랜드란 품질ㆍ만족감ㆍ디자인 등이 결합된 복합 이미지다. 화장품의 경우 꼼꼼하고 섬세한 일본 브랜드와 성분을 중시하는 유럽 브랜드처럼 제조국의 고유 특성까지 반영되기도 한다. 고부가가치 소비재 산업에서 이 같은 복합 이미지는 소비자들이 지갑을 여는 가장 중요한 원동력 중 하나가 된다.
현재 한국 화장품 브랜드는 한류 덕분에 '가격 대비 품질력이 뛰어나다'는 점이 세계에 알려지고 있다. 프랑스 '로레알'같은 글로벌 브랜드가 한국에서 탄생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괄목상대하게 달라진 국가 브랜드, 아시아의 문화 및 스포츠를 선도하는 문화 선진국 위상, 국내 소비재 산업의 기술과 품질력 등을 감안할 때 전세계를 아우를 만한 글로벌 브랜드가 국내 화장품, 패션 등의 분야에서 나올 수 있는 여건은 충분히 무르익었다. 이 같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한국산 글로벌 화장품'이 세계 무대를 수놓게 될 수 있도록 업계는 물론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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