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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 통해 미래확신 얻으려…" 3만5,000명 몰려
입력2009-05-03 18:14:47
수정
2009.05.03 18:14:47
"보험사가 파생상품 투자는 왜…" 일부 질책성 질문속<br>"저평가자산 초점" 흔들림 없는 투자 철학에 고개 끄덕<br>버핏 "소매·제조·서비스 산업 신속한 회복 기대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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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 통해 미래확신 얻으려…" 3만5,000명 몰려
"보험사가 파생상품 투자는 왜…" 일부 질책성 질문속"저평가자산 초점" 흔들림 없는 투자 철학에 고개 끄덕버핏 "소매·제조·서비스 산업 신속한 회복 기대 안해"
오마하=권구찬
특파원 chans@sed.co.kr
"파생상품 투자는 왜 했습니까." "신용등급은 언제쯤 'AAA'로 회복하나요."
A주의 주당 가격이 10만달러(B주는 3,000달러대, B주 의결권은 A주의 200분의1)에 육박하는 세계 최고의 황제주 버크셔해서웨이 주주들은 예상대로 깐깐했다. 주주들은 또 2차대전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 앞에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가감 없이 던졌다. 그러나 주주들은 버락 오바마의 현인 워런 버핏 회장과 찰리 멍거 부회장이 들려주는 솔직하고도 명쾌한 경제분석과 흔들림 없는 투자철학에 고개를 끄덕이며 그제야 안심했다.
주주들은 종종 까다로운 질문을 던지긴 했으나 지난해 주가 폭락과 지난 1965년 창립 이후 최악의 실적 등 과거를 캐묻기보다는 미래의 비전을 찾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이에 버핏은 달러 가치와 주택시장 등 거시경제 전망은 물론 투자가이드에 이르기까지 주주들의 궁금증을 속 시원하게 풀어주려 애썼다.
해서웨이 비서실의 데보라 레이는 "올 주총 참석인원은 지난해보다 10%가량 증가한 3만5,000여명으로 추산된다"며 "주주들은 버핏을 통해 미래에 대한 확신과 안심을 얻으려 한다"고 말했다.
버핏은 우선 주주들에게 올해 해서웨이의 실적이 그다지 좋지 않을 것이라며 눈높이를 낮출 것을 당부했다. 해서웨이의 60여개 계열사 대부분이 소비재 기업인 탓에 경기침체를 피해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버핏은 "소매와 제조ㆍ서비스 산업이 신속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는 기대하지 않는다"며 "보험과 유틸리티 분야는 재앙만 없다면 괜찮겠지만 다른 부문은 기본적으로 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버핏은 해서웨이가 파생상품 투자로 인한 손실도 계속 발생할 것이라고 솔직히 시인했다. 버핏은 '보험회사가 왜 파생상품에 투자했느냐'는 질책성 질문에 그 이유는 설명하지 않은 채 "정크본드 관련 파생상품은 손실이 크지만 주가 상승에 베팅한 파생상품은 앞으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미래를 낙관했다. 이에 따라 버핏은 자신의 후계자 중 한명으로 지목되는 아지트 자인 해서웨이 보험 부문 대표를 교체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파생상품 손실과 투자실패로 헤서웨이의 신용등급이 강등된 것에 대해서도 "이것 때문에 자금조달 비용이 더 드는 것도 아니며 근본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내 마음 속은 여전히 'AAA'"라며 조만간 최고신용등급 회복을 자신했다.
버핏은 또 저평가 우량주를 장기간 보유하는 '바이앤홀드' 전략에는 흔들림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의 시장개입으로 은행주의 주가 희석이 우려되는 것 아니냐'라는 질문을 받고 "웰스파고는 '굉장한(fabulous)' 은행"이라며 "앞으로 많은 수익을 낼 것"이라며 투자자를 안심시켰다. 웰스파고는 해서웨이가 투자한 미국 4위 은행이다. 그는 특히 "할 수만 있다면 웰스파고 지분 전체를 사들이고 싶다"면서 "그러나 지분 모두를 산다면 해서웨이가 은행지주회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해서웨이가 웰스파고은행 지분을 미 금융당국의 제한한도 이상 살 수 없었던 이유임과 동시에 금융위기로 지금은 은행주가 어렵지만 언젠가 가치주는 빛을 발할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주총장에서는 전세계 투자자들의 최대 궁금증인 투자가이드도 제시됐다. 버핏은 연초에 회사채 투자를 아주 싼값에 사들인 사례를 들면서 "바닥이 언제인지를 알려고 하지 말고 저평가 자산을 고르는 데 초점을 맞춰라"고 조언했다. 그는 "바닥을 찾는 것은 우리의 관심사도 아니며 알아내는 것도 불가능하다"면서 "저평가된 투자 대상을 골라내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멍거 부회장은 "연초 사들인 회사채 중에는 이미 20∼25% 수익을 낸 것도 있다"고 거들었다.
시카고에서 아들과 함께 온 데이비드 퍼슨(66)씨는 "주가 하락에 실망하지 않는다"며 "실적 부진에 대한 해명을 듣기 위해 오마하에 온 것이 아니라 그의 철학과 지혜를 듣기 위해 온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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