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선의 서 의원은 지난 8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친이계 좌장 격인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과 정면으로 맞붙었다. 개헌 필요성을 언급한 이재오 의원의 말이 끝나자 "개헌 문제보다도 국민이 먹고사는 경제 문제에 과제를 둬야 하고 금년은 다 같이 박근혜 정부를 팔 걷고 도울 때"라며 즉각 반격을 날린 것이다.
지난해 10월 경기 화성갑에서 재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한 서 의원은 그동안 '낮은 포복'을 했다. 하지만 당권 레이스가 다가오자 박근혜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며 '친박 대부'로서 정치적 보폭을 넓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탈박-복박을 거치며 친박계와 미묘한 관계를 형성해온 5선의 김 의원은 박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마다하지 않으며 서 의원과 상반된 행보를 보인다. 김 의원은 최근 한 지역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의 '불통 논란'에 대해 "그 점에 대해서는 야당의 주장이 옳다"며 "(박 대통령은) 대화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친박 위주로 흘러가는 당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소외감을 느낀 비박계 의원들을 끌어들이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최근 자신이 소속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산하에 철도산업발전소위원회를 발족시키며 최장기간 지속된 철도노조 파업을 중단시켰으며 '근현대사 역사교실' '퓨처라이프포럼' 등 당 안팎의 모임을 주도하는 등 정치력을 한껏 발휘하고 있다.
'충청맹주' 격인 6선의 이인제, 3선의 이완구 새누리당 의원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인제 의원은 최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차기 당권에 대한 질문을 받자 "저는 당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백의종군이라도 하여튼 열심히 헌신할 생각을 갖고 있다"며 도전 의사가 있음을 시사했다. 막 오른 당권경쟁의 결과는 6월 실시될 지방선거를 거치며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은 지방선거에 앞서 당을 선거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현재 당내 유력주자들이 각 지역을 책임지고 선거를 이끄는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의 여왕'인 박 대통령의 빈자리를 메워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끄는 인물에게 당내 입지를 확실히 다질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이다.
한편 새누리당은 9일 강원도 최북단인 고성 비무장지대(DMZ) 박물관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강원 민심을 되돌리는 데 주력했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DMZ는 세계 유일의 분단을 상징하고 전쟁의 아픔과 평화의 중요성을 알리는 가장 중요한 최적의 장소"라며 "DMZ를 평화와 희망의 땅으로 탈바꿈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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