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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프를 지배하라.’ 7일 개막한 코오롱 제53회 한국오픈골프대회(총상금 10억원)가 러프와의 싸움이 되고 있다. 대회가 열리는 충남 천안의 우정힐스CC(파71ㆍ7,213야드)는 깊은 러프로 무장했다. 폭 20m 가량에 불과한 페어웨이의 바로 바깥인 A컷 러프 길이도 4cm나 되고 좀더 빗나가면 15cm 깊이로 무성하게 길러놓은 B컷 러프에 잡히게 된다. 선수들도 혀를 내둘렀다. 레이크힐스오픈 우승자 최진호(26ㆍ하이스코)는 “날아가는 볼을 잘 지켜보지 않으면 볼을 찾기도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고 한중투어 KEB외환은행인비테이셔널 2차대회 챔피언 황인춘(36ㆍ토마토저축은행)도 “티샷이 조금만 빗나가면 하루 종일 잔디 속만 보고 다녀야 한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페어웨이가 좁아 러프로 보내지 않기는 어려운 만큼 러프 샷 능력이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칠 변수로 떠올랐다. 2006년 이 대회 우승자인 ‘메이저 챔피언’ 양용은(38)도 1라운드에서 러프 때문에 애를 먹었다. 10번홀에서 출발한 뒤 11번홀(파4)에서 범한 트리플보기도 페어웨이를 놓친 게 발단이 됐다. 두번째 샷이 깨끗하게 맞지 않으면서 그린 좌측 앞쪽에 있는 연못에 빠졌고 1벌타를 받고 ‘4온’을 한 뒤 4m 남짓한 거리에서 3퍼트까지 보탰다. 17번홀(파4)에서도 깊은 러프 지역에서 두 차례 샷 미스를 해 4타 만에 그린을 밟으며 더블보기를 적어냈다. 전반에 5타를 잃고 후반 2타를 줄인 양용은은 3오버파 74타로 중위권 이하에 처졌다. 한국프로골프와 원아시아 투어를 겸하는 이번 대회 첫날 로널드 하비(캐나다)는 4언더파 67타를 쳐 오후4시 현재 순위표 맨윗줄에 이름을 올렸다. 원아시아 투어 상금랭킹 41위에 머물고 있는 하비는 버디 4개, 보기 2개에 이글 1개를 곁들였다. 한민규(25ㆍ삼화저축은행)가 3언더파 68타를 쳐 상위권에 올랐고 아마추어 국가대표 상비군 배윤호(제물포고2)와 권명호(26ㆍ삼화저축은행)는 2타를 줄였다. 양용은과 동반한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20ㆍ이진명)는 1언더파 70타, 김대섭(29ㆍ삼화저축은행)은 3오버파 74타를 쳤다. 이날 짙은 안개로 경기가 3시간20분 늦게 시작돼 절반 가량의 선수들이 1라운드를 마치지 못했다. 한편 러프 샷에 대해 상금랭킹 1위 김대현(22ㆍ하이트)은 “페이스가 풀에 감기기 때문에 페이스를 열고 쳐야 한다”며 “클럽헤드가 가파르게 들어가고 팔이 잔디 저항으로 흔들리지 않도록 볼에 좀더 가깝게 서서 인사이드-아웃 궤도로 치면 똑바로 간다. 거리가 덜 나기 때문에 번호 하나 긴 클럽을 잡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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