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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 실적 먹구름-해외] 다우 2분기 5.4%↓… WTI 고점서 28%↓

■ 세계 증시·원자재값도 뚝뚝


글로벌 증시는 이미 기업의 이익 급감과 세계 각국의 경제성장 둔화를 반영해 우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국 증시는 올해 초만 하더라도 세계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랠리를 보였지만 올 2ㆍ4분기 들어 동반 추락하는 모양새다. 특히 글로벌 증시 움직임을 주도하는 미국 뉴욕 증시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 및 인도ㆍ브라질ㆍ중국 등 신흥국 경기 냉각의 여파로 하락하면서 다른 국가의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지난 5월1일 1만3,279.32포인트까지 오르면서 연중 고점을 찍었으나 유로존 위기가 악화되면서 한 달 만에 9% 가까이 하락했다. 2ㆍ4분기 들어 하락률은 5.4%에 달한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 역시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3월 말을 전후로 연중 고점을 기록한 후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신청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이달 초 나란히 급락했다. 2ㆍ4분기 하락률은 다우지수보다 더 큰 6.7%, 8.3%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당초 올해 글로벌 경제 회복을 예상하고 낙관적인 주가 전망을 내놓았던 애널리스트들이 최근 급격하게 변화하는 상황을 미처 반영하지 못한 탓에 투자자들이 주가 하락에 대비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칠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 세계 증시가 폭락한 상황이 재연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최근 글로벌 경기둔화의 진원지로 꼽히는 유럽 증시는 더욱 심각하다. 프랑스 CAC40지수와 독일 DAX30지수는 이번 분기 하락률이 각각 11.7%에 달한다. 프랑스와 독일은 재정 위기국은 아니지만 그리스ㆍ스페인 등 다른 유로존 국가가 잇따라 구제금융을 신청하면서 이들을 지원해야 할 부담을 안고 있다. 유럽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독일조차 산업생산이 위축되고 안전자산으로 각광 받던 독일 10년 만기 국채 역시 수익률이 상승(가격 하락)하고 있다. 또 유로존에는 가입돼 있지 않지만 유럽 금융의 중심지인 영국 런던의 FTSE100지수도 같은 기간 5.5% 내려갔다.

아시아 증시도 타격을 입고 있다. 일본 니케이지수는 4월4일 1만포인트가 붕괴된 후 계속 미끄럼틀을 타면서 8,700포인트까지 내려갔다. 2ㆍ4분기 하락률은 13.4%로 주요국 증시 중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엔화 가치가 올해 초 잠시 약세를 보이면서 수출이 증가하고 기업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지만 유럽 악재가 불거지면서 엔화는 강세로 돌아섰다.



중국 증시도 경제 경착륙 우려로 맥을 못 추는 모습이다. 25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6% 하락한 2,224.11포인트로 마감해 1월16일 이후 5개월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씨티그룹은 최근 "유럽 재정위기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을 1%포인트 가까이 갉아먹으면서 올해 중국 경제가 경착륙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코스피지수도 1ㆍ4분기 말 2,014.04포인트로 마감했지만 26일 1,817.81을 기록, 이 기간 9.7%나 하락했다.

글로벌 경기둔화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원자재 가격도 급락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25일(현지시간) 배럴당 79.21달러로 마감, 2월24일 기록한 연중 고점인 109.77달러에 비해 무려 27.8%나 하락했다. 런던 ICE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북해산 브렌트유 연중 고가에 비해 28.2% 떨어진 상태다.

하지만 항공ㆍ운송업체 등 원유를 대량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유가가 추가 하락할 것을 우려해 좀처럼 원유 매수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6일 보도했다. 이들은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비롯된 유가 하락이 시작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의 올해 원유 생산량이 30년 만에 최대치를 나타낸 점을 감안해 유가가 추가로 떨어질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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