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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신용 등급… '투자부적격' 강등

S&P, BBB-서 BB+로 낮춰

루블화 환율 3%가까이 올라


러시아 국가신용등급이 11년여 만에 다시 투기등급으로 떨어졌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서방의 제재와 유가 급락, 루블화 폭락에 이어 신용등급마저 추락하며 러시아 경제위기는 더욱 증폭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26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루블화 표시 장단 국채에 대한 신용등급을 투자적격이던 'BBB-'에서 투자부적격 등급인 'BB+'로 한 단계 낮췄다. 또 오는 4월17일 다시 한번 러시아 신용등급 평가를 발표할 예정인데 러시아의 대외충격 완충 여력과 재정상태가 예상보다 더 빨리 악화되거나 루블화 환율 방어를 위해 외환시장 통제가 가해질 경우 신용등급을 더 떨어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04년 이후 처음이다. 무디스와 피치는 최근 러시아 신용등급을 각각 최저 투자적격 등급인 'Baa3'와 'BBB-'로 하향 조정한 바 있으며 추가 강등도 예상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S&P의 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루블화 환율은 신용등급 강등 발표 직전 달러당 66.2661루블에서 27일 68.3130루블(장중)로 3%나 급등했다.



S&P는 "러시아 통화정책의 유연성이 점점 더 제약을 받고 있으며 경제성장 전망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을 반영했다"고 신용등급 강등 이유를 설명했다.

S&P는 올해 러시아가 해외에서 조달해야 할 자금이 경상수입과 가용 지급준비자산(reserve)의 85%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하며 이 중 일부는 러시아 중앙은행(CBR)이 보유 달러 등을 팔아 마련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만큼 CBR의 외환보유액이 줄어들게 돼 러시아의 경상지급액 충당 여력은 지난해 7개월치에 달하던 데서 오는 2017년에는 3개월치 수준으로 낮아진다고 S&P는 분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CBR가 지난해 루블화 평가절하를 저지하기 위해 (외환시장) 개입에 나서면서 2014년 초 이후 외환보유액이 1,320억달러 줄었다"며 "CBR는 여전히 3,790억달러의 외환보유액을 가졌지만 유가 하락과 서방의 경제제재로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FT는 경제전문가들이 올해 러시아가 고통스러운 경기후퇴를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전했다. S%P도 2015~2018년 러시아 경제가 연평균 0.5% 성장하는 데 그쳐 직전 4년간의 평균 성장률(2.4%)을 크게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그나마 러시아의 경상수지는 2018년까지 흑자기조를 지킬 수 있지만 이는 내수부진으로 수입이 감소하는 '불황형 흑자'로 풀이됐다. 다만 영국 런던 소재 에버딘자산운용의 빅토르 사보는 "만약 국제유가가 바닥을 친다면 (국채 등) 러시아에 대한 매수 호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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