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9호선 혼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비를 직접 들여 부족한 전동차 구매에 나선다. 9호선 차량은 중앙정부와 서울시 예산이 모두 들어가는 분야지만 시는 정부 예산 확대만 기다리다 혼잡이 가중될 것을 우려해 자체 예산을 추가 투입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이다.
1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오는 2017년 상반기로 예정된 9호선 3단계 구간 개통 전까지 60량 가량의 신규 차량을 투입할 방침이다. 현재 9호선이 보유한 차량은 총 144량으로 기본계획인 198량보다 54량이 부족하다. 시 고위 관계자는 "현재까지 64~68량 정도 구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결정으로 시가 차량 구매에 추가 투입하는 예산은 300~4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9호선 차량은 원래 시와 정부가 각각 6:4의 비율로 비용을 지불하는 구조로 구매하도록 돼 있다. 정부는 9호선 증차가 필요하다는 서울시의 요청에 따라 지난 2011년 48량 조기 증차 당시 34량 분의 예산을 지원한 데 이어 이번에 32량의 차량을 구매할 수 있도록 3년간 24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다만 이번 예산 지원에도 불구하고 서울시가 애초 기대했던 지원 규모와 비교하면 여전히 36대 분량이 모자랐다. 시는 이번에 계획상 부족분 54량에, 2011년 증차 당시 시가 자체 투입한 14량의 비용을 포함 총 68량의 지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정부는 예산지원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축소해 필요한 차량을 구입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시는 국비 지원을 기다리다 더 늦어질 경우 9호선의 혼잡도 문제가 더 꼬일 수 있다며 시 자체 예산을 추가로 투입키로 결정했다. 시 관계자는 "국비 지원이 모자라지만 차량은 실제 혼잡도를 개선할 수 있을 만큼 구매한다는 것이 시 방침"이라며 "특히 현재의 혼잡도 뿐만 아니라 미래의 혼잡도까지 고려해 구매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9호선은 급행 염창~당산역 구간의 출근시간대 혼잡도가 237%에 달할 정도로 혼잡도가 높다. 서울시 지하철을 통틀어 혼잡도가 높은 1~4위 구간이 모두 9호선이다. 국토교통부 기준에 따르면 혼잡도 100%는 도시철도 한 량에 160명이 탄 경우로 모두 좌석에 앉거나 손잡이를 잡은 상태다. 이와 달리 200%가 넘어가면 객차에 빈 공간이 없이 몸이 부딪히고 상당한 혼잡이 발생하며 230%를 넘어가면 승객이 밀착돼 호흡곤란의 가능성이 있다. 9호선은 특히 오는 3월 28일 2단계 구간이 정식 영업하게 되면 열차 당 운행 거리가 늘어나 하루 열차 운행횟수가 현재 540회에서 480회로 60회 줄어든다. 구간 혼잡도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시가 이번에 부족분 이상으로 차량을 구매해 증차할 경우 9호선의 평균 혼잡도는 100~150%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시는 이달 중순 전동차 구매 발주 작업에 나서, 2017년 상반기로 예정된 3단계 개통 전까지 투입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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